[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개정법을 법 시행 후 갱신하는 상가임대차 계약에도 적용하도록 규정한 것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부칙 제2조에 대한 위헌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10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산소 대심판정에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 심판 선고를 위해 착석해 있다. 2021.10.28 kimkim@newspim.com |
A씨 등 청구인들은 상가건물을 임대할 당시인 지난 2016~2017년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이 5년 범위에서만 보장되는 구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적용받고 있었다.
그러나 2018년 10월 시행된 개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10년 동안 보장하도록 기간을 연장했고 부칙에서 해당 조항을 개정법 시행 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도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A씨 등은 개정법 시행 후인 2018년 12월과 2019년 3월 각각 계약이 갱신됐고 부칙 조항에 따라 개정법이 정한 10년의 기간을 적용받게 되자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부칙 조항이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을 박탈한다거나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우선 "개정법 시행 후 갱신되는 임대차에는 임대차가 갱신되지 않고 기간만료 등으로 종료되는 경우는 제외되고 구법 조항에 따르더라도 여전히 갱신될 수 있는 경우만 포함된다"며 "아직 진행과정에 있는 사안을 규율대상으로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해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 침해가 아니다"라고 했다.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임대인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며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가혹한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개정법 조항은 상가건물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상가건물에 대한 임차인의 시설투자비, 권리금 등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을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법 시행 후 새로 체결되는 임대차에만 적용할 경우 임대인들이 손실 내지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임대차계약에 이를 미리 반영해 임대료가 한꺼번에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칙 조항은 이러한 부작용을 막고 개정법 조항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정한 것"이라며 "임차인의 안정적인 영업을 보호하고 임차인이 투입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공익은 임대인들의 기대 내지 신뢰에 비해 더 긴급하고 중대한 공익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영진 재판관은 "이 사건 부칙조항은 임대인의 일방적 희생 위에 임차인의 이익만을 우선시킨 것이고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항상 중대하거나 시급하다고 보기도 어려워 임대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