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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뒤'에 숨은 김만배…대장동 범죄수익 환수 어려워지나

기사등록 : 2021-11-0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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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책 판단 따른 것"…검찰 '배임죄 적용' 허점 노린 듯
"국고 환수, 배임 입증이 관건"…'부패재산법' 적용 시기 문제도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되고 그 공범으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 핵심 인물들이 구속되면서 '윗선' 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당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당시 성남시장)의 개입 여부에 대해 검찰이 판단을 보류하면서 수천억원대의 부당이익이 국고로 환수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1.01 leehs@newspim.com

◆ "이재명 정책 판단 따른 것"…검찰 '배임죄 적용' 허점 노린 듯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이달 1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첫 공소장에서 빠졌던 배임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김 씨 등 핵심 인물들도 모두 배임 혐의 공범으로 구속됐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들의 추가 공소장과 구속영장에서 제외됐다. 대장동 개발 사업 최종 인허가 및 결정권을 가졌던 성남시와의 연결고리를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장동 사업은 민관합동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에서 지분 7%만을 소유한 화천대유 및 천화동인 1~7호 주주 7명이 배당금 4040억원을 가져가면서 논란이 됐다. 여기에 별도 아파트 분양으로 얻은 4531억원을 포함하면 이들이 거둬들인 수익은 모두 85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지분 50%를 가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대장동 사업에서 1830억원만을 환수했다. 공사에 대한 이익 배당을 지분율이나 초과이익환수 없이 '고정'으로 확정한 탓이다.

최근 성남시의 사퇴 압박 의혹을 폭로한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지난달 28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대장동 사업 수익 50% 이상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던 공모지침서가 사퇴한 후 1822억원의 고정수익을 받는 것으로 변경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의 관여 여부가 향후 수사의 초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수사팀은 현재로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확정이익만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 당시 이 후보의 정책적 판단만을 배임 혐의로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문학적 배당금 잔치를 벌인 유 전 본부장이나 김 씨처럼 사적 이익 추구가 발견되지 못한다면 정책적 판단에서 비롯된 결과만 갖고는 배임죄 적용이 어렵다는 해석이다.

이 후보도 유 전 본부장이 배임 혐의로 추가 기소된 이달 1일 "성남시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 이익이 나든 부동산 경기가 나빠져 손실이 나든 상관없이 확정적으로 이익을 확보한다"며 "매우 훌륭한 설계"라고 주장했다.

김 씨 역시 지난 3일 구속심사에 출석하며 "이재명 시장의 행정 지침을 따른 것"이라며 배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그분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것"이라며 "저희는 그분의 행정 지침이나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서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이 후보에 대한 배임 혐의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자 허점을 파고들어 무죄 논리를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팀은 현재까지 어떤 결론을 내린 바 없음을 알린다"며 "앞으로도 결론을 예단하지 않고 증거관계를 바탕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냈지만 수사팀이 결국 배임 혐의 '윗선' 규명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10월 15일 오후 경기 성남시청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품을 옮기고 있다. 2021.10.15 mironj19@newspim.com

◆ "국고 환수, 배임 입증이 관건"…'부패재산법' 적용 시기 문제도

배임죄는 대장동 수사팀이 규명해야 할 핵심 가운데 하나로 유죄로 확정될 경우 화천대유 등이 올린 수천억원대 부당이익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는 혐의이기도 하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대장동 사건 범죄수익을 모두 환수하기 위해선 이들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대한 특례법(부패재산 특례법)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의 적용을 받는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범죄 피해 재산이 발생한 경우 재산반환청구권 또는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는 등 피해 회복이 심각하게 곤란하다고 인정된다면 몰수·추징이 가능하다.

유 전 본부장 등이 대장동 사업 설계 과정에서 초과이익환수 조항을 삭제하는 등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도록 함으로써 성남시 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가 여기에 해당된다. 뇌물 등 대가로 성남시가 아닌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줬다면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에 대해 몰수·추징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배임 혐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화천대유가 얻은 수익은 환수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 단순히 사업 편의 대가로 뇌물을 받은 것이 돼 유 전 본부장이 받은 뇌물에 국한된 추징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대장동 의혹으로 유일하게 기소된 유 전 본부장의 뇌물액은 남 변호사 등으로부터 사업 편의 제공 대가로 받은 3억5200만원과 김 씨 등으로부터 받기로 약속한 700억원이 전부다. 배임 혐의도 애초 구속영장에 적시된 1100억원대에서 650억원대로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수천억원이 오가는 판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뇌물액은 굉장히 미미하다"며 "형사적으로 범죄수익을 (더 많이) 환수하기 위해선 배임 혐의가 무조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언론에 언급된 사람은 극히 일부지만 (대장동 사업과 과련해) 금전적으로 수수하거나 약속한 사람은 훨씬 많지 않을까 싶다"며 "이재명 당시 시장의 인지 여부를 비롯해 그런 부분들은 검사의 수사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부패재산 특례법으로도 범죄수익 환수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시행을 전문으로 하는 황재훈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로 이익을 획득한 것은 법 시행 이전"이라며 "이미 발생한 재산권에 대해 법률을 소급 적용해 환수한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형사 판결을 근거로 한 민사적 손해배상을 통해 대장동 수익을 반환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김남근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뇌물은 필요적 추징인 반면 배임은 임의적 추징인 데다 결국 추징은 범죄수익이 그 사람에게 남아 있어야 한다"며 "법원에선 (형사적 추징이) 뇌물에 한정될 가능성이 많다"고 봤다.

그러면서 "민간이 공공기관과 사업을 하게 되면 청렴서약서를 내게 돼 있는데 금품, 향응 등을 제공해서 부정하게 자격을 취득했거나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며 "만약 뇌물이 인정되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청렴서약서에 근거한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피해 환수에 나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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