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주한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지난 10일 택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미 대사관 측은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에 긴밀하게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도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관련 '듀 프로세스'(적법한 절차)에 따라 우리와 긴밀히 잘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외교 경로를 통해 밝혀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11 테러 발생 20주년을 맞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조기가 게양되어 있다. 2021.09.11 pangbin@newspim.com |
이 당국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미 대사관 측에 여러 경로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고, 긴밀히 이야기 중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아울러 전날 방한중인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의의 면담에서도 외교부 고위급 인사가 직접 미 대사관 측에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자는 "어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와 외교부 고위급이 면담할 때 우리 고위급이 동행한 대사관 고위급에 교통사고 건을 언급하면서 대사관이 교통사고를 잘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며 "상당히 높은 급에서 당부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외교부 주한 공관 업무 담당자가 미 대사관에 연락해 경찰 조사에 잘 협조할 것을 요청했고, 조속한 면담을 요청해 현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정무라인을 통해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에 협조를 잘해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서울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 35분께 주한 미국 외교관(2등 서기관) 등 4명이 타고 있던 차량이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택시 후면 범퍼를 들이받았으며, 사고 현장에서 내리지 않고 용산 미군기지 3번게이트 인근까지 운전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신분 확인과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답변을 거부하면서 미군기지 영내로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산미군기지에는 주한미국대사관 소속 외교관 등의 관사가 있다.
경찰은 "외교관 면책 특권이 있어 강제로 제지할 수는 없었다"며 "주한 미국대사관과 외교부에 조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국대사관 측은 전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 출입기자단에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한국 측 관할 법집행 당국에서 철저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 확신하며, 해당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해명을 자제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뺑소니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와 소명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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