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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책 발표 1년 다됐지만..." 10% 뛴 전셋값에 공급 목표는 미달

기사등록 : 2021-11-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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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 부담 증가·공실확보 난항...목표량에 절반도 못채워
지속되는 전세공급 부족에 전셋값 상승세
공급만으로 전세불안 해소 한계...임대차법 개정·민간임대 활성화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정부가 전세대책을 내놓은지 1년이 다됐지만 목표한 공급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전세불안은 이어지고 있다.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데에는 토지가격 상승에 따른 재원 부족과 공실 확보 문제가 제기된다. 정부는 충분한 양의 후보지들이 심사를 받고 있는만큼 목표량에 근접한 공급 성과는 나올 것으로 보고있다.

목표대로 전세공급이 이뤄지더라도 공공의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임대차법에 따른 시장 불안요인이 남아있어 전세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예상이 나온다.

◆ 목표량에 절반도 못채운 전세공급...집값 상승에 커져가는 재원부담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세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전세대책에서 목표 공급량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 전세형 '공공임대 공실 활용' 공급량은 1만7967가구로 목표치(3만9000가구)의 46%에 그쳤다. 이 중 수도권 물량은 8754가구로 목표치(1만5700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공공전세는 서울에서 1000가구를 계획했으나 실제로는 265가구 공급에 그쳤다.

계획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 데에는 토지와 집값상승으로 인한 재원 문제·공실 확보의 어려움에 LH사태 등으로 공급대책 실행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내부의 문제등이 꼽힌다.

정부는 매입약정 방식으로 전세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었다. 매입약정은 민간사업자가 도심에 주택을 건설하면 이를 공공이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토지와 집값 상승이 이어지다보니 민간사업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금액 부담도 커졌고 배정된 예산 내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던 것이다.

특히 빌라나 다세대주택 등 저층주거지는 2·4대책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에서 개발 기대감이 겹치고 전세난 속에 수요가 빌라로 이동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공실을 활용한 공공임대의 경우 확보된 공실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소형 위주인데다 공실을 소유한 공공기관이나 민간사업자와 조율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충분한 물량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정부는 현재 심사중인 물량이 충분히 있는만큼 최종적으로 목표 물량에 맞도록 공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에서 제안한 입지에 대한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많이 있다"면서 "당장은 공급량이 적지만 연말 이후부터 약정체결되는 물량이 많아지는 만큼 제시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1년새 10% 오른 전셋값...전세난에 공공임대에 몰려드는 수요

정부의 전세대책을 통한 전세 공급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사이 전셋값은 임대차3법 개정의 영향까지 겹치며 크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9 전세대책이 발표되던 2020년 11월 셋째주 기준으로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10.28% 상승했다. 월간KB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중위전세가격은 지난해 11월 5억3909만원에서 지난 10월 6억2116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전세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감소한데다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자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난의 영향을 증명하듯 공공전세 입주자모집은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올해 LH가 두차례 실시한 공공전세 입주자 모집에 1차 모집에서는 117가구 모집에 3141명이 접수해 26.8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2차 모집에서는 476가구에 7503명이 신청해 1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공전세는 지난해 전세대책에서 한시적으로 도입된 주택 유형으로 4인가구에도 충분한 전용면적 60~85㎡ 주택으로 최대 6년간 시세 90% 이하 보증금으로 거주할 수 있다.

LH 관계자는 "토지·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재원부담이 커지다보니 매입약정을 통한 공공전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일부 있었다"면서 "공공전세에 대해서는 수요가 많은만큼 현재까지 확보된 물량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1차례 더 입주자모집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공급대책 외에 임대차법·민간임대 활성화 필요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세 공급대책에서 제시한 물량을 공급하더라도 전세시장 불안을 해소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2022년까지 11만4100가구의 전세형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세시장에서 공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유의미한 공급 총량의 변화가 아니어서 전세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물량 자체도 많지 않은데다 기존의 물량을 활용해 공급하는만큼 총량변화는 없어 공급효과가 크지 않다"며 "규제 완화로 민간임대 물량을 확대하는 등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차법 개정이 전세시장 불안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상황도 변수다. 임대인들이 그동안 억눌렸던 전셋값을 시세에 맞추려는 과정에서 큰 폭의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시장 불안은 임대차법 개정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공급량 확대만으로는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다"면서 "내년 계약이 만료되는 물량이 시장에 나와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만큼 임대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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