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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VS 브레이너드' 연준 차기 수장에 월가 촉각

기사등록 : 2021-11-18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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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진단이 틀렸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각)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주 중 차기 수장을 지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의장이 재신임을 얻을 가능성과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새로운 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

올해 68세인 파월 의장은 사모펀드 업계에서 활약하다 2011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연준 위원으로 발탁됐고, 59세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2014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일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바이든 경제팀과 민주당 대다수 의원들은 파월 의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반면 엘리자베스 워렌(메사추세츠, 민주) 상원의원을 포함한 급진적인 민주당 인사들은 연준 의장의 교체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한편 브레이너드 이사를 적임자로 내세우고 있다.

사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두 후보의 성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본격화됐을 때 제로금리 정책을 포함한 비둘기파 기조를 지지했고, 최근 수 개월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치솟았지만 긴축에 느긋한 표정이다.

일부에서는 브레이너드 이사가 연준의 운전대를 쥘 경우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연임되지 않고 브레이너드 이사로 교체되더라도 통화정책 측면에서 급격한 변화보다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권에 대한 두 후보의 정책 기조는 상이하다. 공화당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해 연준 수장을 맡은 파월 의장은 금융권에 대한 자율에 무게를 둔다.

정치권에서 파월 의장의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워렌 의원이 그를 '위험한 인물'이라며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파월 의장에 비해 민주당 출신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지지한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시행했던 도드-프랭크 법안의 완화에 대해 그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최근 온라인 베팅 업체 프레딕티트의 조사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연임 가능성이 74%로 나타났고, 브레이너드 이사의 의장 발탁 가능성이 26%로 집계됐다.

월가에서 연준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통화정책 기조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2월5일 파월 의장의 선임 이후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74.5%의 상승 기염을 토했고, 올 들어서만 50여 차례에 걸쳐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월가는 브레이너드 이사가 수장으로 등극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지 않는 표정이다. 로이터를 포함한 주요 외신은 그가 파월 의장에 비해 더욱 비둘기파 색깔이 강한 정책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버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꼬리를 물고 있지만 월가는 내심 자산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는 시나리오를 바라는 표정이다.

연준 의장 이외에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위원들 선임도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다. 파월 의장이 연임되지 않을 경우 연준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내년 2월까지 새롭게 선임되는 정책 위원이 4명에 이를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월가는 여전히 전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통하는 연준 의장의 교체 여부가 통화정책 노선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선임이 종료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치솟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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