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국내 업체가 개발 중인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3상 결과를 보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신풍제약과 대웅제약, 제넨셀, 진원생명과학 등이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의 긴급 사용 승인 절차에 착수했다. 식약처는 이르면 연내에 승인 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해서는 사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머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후보물질인 몰누피라비르 알약. Merck & Co Inc/Handout via REUTERS 2021.05.17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와 달리 국내 업체가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 치료제는 출시 시점이 불투명하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약물의 효과성 부분에 있어서는 임상 3상 진행 없이 조건부 허가를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아직 발견하지 못 했다"며 "일부 확인 된 효과를 조금 더 검증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임상 3상 결과를 보고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에 의하면 국내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신풍제약 ▲대웅제약 ▲제넨셀 ▲진원생명과학 등이다.
항말라리아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만들고 있는 신풍제약은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임상 2상 탑라인 결과에서 바이러스의 음성 전환율은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으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판단해 임상 3상을 신청했다.
대웅제약도 췌장염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임상 2b상 탑라인 결과에서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지만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선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웅제약은 11월 중 임상 2b상 종합 결과를 발표하고 임상 3상 진입 여부도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9월 말쯤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결과 분석에 오래 걸리면서 공개 일정도 순연됐다.
진원생명과학 역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북마케도니아, 유럽(불가리아) 등 다국가에서 임상 2상에 들어갔다.
제넨셀은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신약후보물질 'ES16001'에 대한 임상 2/3상에 진입했다.
업계에선 임상 3상이 빠르게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피험자 모집이 쉽지 않아 임상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는 데다 긍정적인 결과를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국가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확진자가 줄고 있다"며 "피험자 모집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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