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우리금융지주의 정부 지분이 모두 시장에 돌아가면서 우리금융이 완전 민간 금융회사로 다시 태어난다. 안정화한 지배구조·경영 자율성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비은행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민간 금융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2일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 4%),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 등 총 5개사에 우리금융 추가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 본점. (사진=우리금융지주) |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율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5.80%로 축소되면서 우리사주조합, 국민연금에 이어 3대 주주로 밀려난다. 우리사주조합(9.42%)과 국민연금(9.80%)은 대주주지만 사외이사 추천 권한은 없다.
새 주주의 탄생으로 우리금융 이사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유진PE는 지분 4% 취득으로 사외이사 1명 추천권을 새로 부여받는다. 유진PE 외에 IMM프라이빗에쿼티(5.57%), 한국투자증권(3.77%), 키움증권(3.73%), 한화생명(3.16%), 푸본생명(3.97%) 등이 사외이사 추천권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3월 이후에는 예보의 비상임이사 선임권이 상실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6명으로 이사회가 꾸려진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비상임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손태승 회장, 이원덕 수석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예보가 추천한 김홍태 예보 인사지원부장이 비상임이사다. 사외이사의 경우 푸본 추천 사외이사 1명이 공석이 된 것을 포함해 노성태·박상용·정찬형·장동우 사외이사 등 5명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지분 매각에 따른 ▲경영 자율성 확보 ▲다양해진 주주 구성 ▲오버행 리스크 해소 등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M&A에 나설 전망이다. 공적자금을 수혈 받은 뒤 예금보험공사(15.1%)를 최대주주로 뒀던 우리금융은 정권 교체나 경영진 인사 때마다 '외풍'에 시달려 왔지만 이번 지분 매각으로 경영 자율성을 확보하게 됐다. 최근 '내부등급법' 승인에도 성공하면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3%포인트(p) 가량 올라 자금 여력도 생겼다.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우리금융은 이번 민영화를 기점으로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선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벤처캐피탈(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 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전무는 최근 3분기 실적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라인업이 아직 미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증권사 인수와 벤처캐피탈(VC), 부실채권(NPL) 전문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예보 잔여 지분 매각으로 우리금융의 이해관계자 중심 경영이 더욱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도 "유진PE 참여로 앞으로 우리금융 경영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이는 사업 다각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