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이르면 이번주 내년도 실손보험료율 인상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20%이상 인상을 원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10%대 인상을 권고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의 경우 당장 내년 초 보다는 대선 전후로 인상 및 인하 요인이 있을때 결정될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내년도 실손보험료 인상을 위해 금융당국과 막바지 협의중이다. 보험사들은 올해만 3조원이 넘는 적자와 손해율이 130%를 넘어 내년 보험료를 최소한 20% 정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적자는 이해하지만 물가 등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주 손해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보험요율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3900만명이 가입한 실손보험과 의무보험화 돼있는 자동차 보험의 요율 결정이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도 보험사들은 20% 이상 인상을 원했지만, 당국의 권고로 평균 10%대 인상했다"며 "올해도 결국 10% 중후반 인상으로 타협점을 찾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손해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16 hwang@newspim.com |
앞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주부터 실손보험 갱신을 앞둔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예상 인상률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2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과 3세대 실손보험(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 가입자 가운데 내년 1월 갱신 시점이 도래하는 이들이 대상이다.
안내문 발송은 내년 1월부터 보험료 인상을 적용하기 위한 보험사들의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보험료를 갱신하려면 보험사들은 보험 계약에 따라 영업일 기준 보험료 인상 15일 전에 가입자들에게 인상 예정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
보험사마다 올해 초 1세대 구 실손보험 및 2세대 실손보험료를 6~20% 정도 올렸지만, 최근 손해율이 130%를 넘을 정도로 손실이 커지고 있다. 제도개선 차원에서 지난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아예 보험사가 판매를 포기했거나 판매 실적도 저조하다.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실 규모는 1조4128억원으로 전년보다 손실이 2000억원 이상 늘었다. 20% 미만인 생명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액까지 합치면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 올해 연간 3조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최근 4년간 연평균 실손보험료·보험금 증가율이 향후 10년간 유지된다면 보험업계의 누적적자가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보험연구원은 실손보험의 적자 규모를 내년 3.9조, 2026년(5년후) 8.9조, 2031년(10년후) 22.9조 수준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말 기준 131% 였던 손해율은 2031년 166.4%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실손보험의 손해액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게 될 경우, 손해보험은 이르면 2025년 적자 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보험사 대량 파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