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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로봇개' 품은 이유 있었다...현대차, 로보틱스 '큰그림'

기사등록 : 2021-12-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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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월 CES서 로보틱스 비전 발표 예정
혼다 2000년 2족 아시모 로봇 개발했으나 '실패'
GM 군사용 자율주행 전투차..토요타도 로봇 개발
로보틱스, 상용화 열쇠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정의선 "기술 자체가 목적 아닌 인간 위한 수단"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22 국제가전전시회(CES)에 로보틱스(Robotics) 미래 전략을 발표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말 세계 최고의 로봇 전문업체인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지 1년 만이다.

로봇공학으로도 불리는 로보틱스는 자동차는 물론,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덕에 산업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시한 궁극의 목표 '모든 인류의 편안함'을 추구하겠다는 현대차의 큰그림으로 읽힌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 2020.12.11 peoplekim@newspim.com

 ◆ 물류 로봇 '스트레치' 내년 상용화 전망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날 '2022 CES 참가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참가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과 네발로 걷는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오는 1월 4일(현지시간)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통해 이동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를 넘어 이동 방식과 이동 과정 등 '움직이는' 산업이 인류에게 일으킬 변화가 핵심 포인트로 보인다. 물류 로봇인 '스트레치' 상용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내달 최초 공개를 앞둔 'PnD(Plug & Drive) 모듈'은 고정된 사물에 모듈을 넣으면 이동체로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책상에 해당 모듈을 적용하면 움직이는 책상이 되는 셈. 이처럼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해 세상 모든 사물을 움직이게 하겠다는 게 현대차의 그림이다.

이미 로봇연구소를 설립한 토요타는 다양한 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구글 로봇 사업부 수장인 제임스 커프너가 2016년 토요타 연구소로 자리를 옮기는가 하면,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로보틱스 책임자인 질 프랫도 토요타 연구소로 이직했다.

학계는 완성차 회사의 로보틱스는 움직이는 이동체로 가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자동차에서 로보틱스는 자율주행의 형태를 사람처럼 만드는 것"이라며 "자율주행차가 로봇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군사용 로봇을 만들고 있다"며 "GM 허머는 DARPA가 자율주행 전투차로 활용하는 등 자동차 회사는 결국 다양한 로보틱스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소방, 위험물 제거 등 사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로봇이 대신할 것이란 예측이다.

앞서 현대차는 2010년대 로봇 개발을 본격화하면서 2014년 보행을 보조하는 착용형 로봇을 상용화했다. 노약자 등 근력을 보조하거나, 장애인 등 보행할 수 없는 이동 약자를 위한 의료용 로봇이다. 로봇 개발에 첫 발을 뗀지 약 10년만에 현대차의 로봇 사업이 수면 위로 올라섰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2022 CES 참가 티저 이미지 [사진= 현대차] 2020.12.11 peoplekim@newspim.com

 ◆ 정의선 회장 사재 털어가며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전 세계 주요 완성차 회사가 로보틱스를 선보이는 가운데,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은 로보틱스의 상용화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열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달러(1조2468억원)으로 평가되며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됐다. 인수 과정에서 정의선 회장이 사재 2490억원을 쏟아부웠을 정도로 큰 공을 들였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 비중을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그리고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는 만큼, 내년부터 로보틱스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17년 245억 달러(약 28조8000억원) 수준인 세계 로봇 시장은 연평균 22%씩 성장해 올해 444억 달러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한국전기차협회 회장)는 "현대차가 내년에 창고, 물류 시설에 특화한 로봇 스트레치를 미국 등 시장에 출시해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로보틱스 상용화 측면에서 현대차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2000년 '아시모' 로봇과 비행체를 개발한 혼다를 예로 들며 실패 사례에 대해 강하게 역설했다. 그는 "혼다는 아시모와 자가용 비행기 개발을 먼저 해놓고도 상용화에 실패했다"며 "분위기만 조성해놓고 실속을 못 차렸다. 전기차와 친환경차 개발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의 혼다'를 표방한 혼다가 세계 최초로 두발로 걷는, 2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으나 현재까지도 상업화를 못한 점을 현대차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로봇개'를 품은 정 회장으로선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첫 빅딜인 만큼, 현대차그룹과 계열사 안팎의 주목도도 고조된다.

스트레치는 스팟과 함께 상업용 로봇이다. 로버트 플레이터 CEO는 지난 9월 온라인 간담회에서 "우리는 여전히 기술 상용화 부문에서 초기 단계의 회사"라며 "하지만 1년 전 스팟이 출시되면서 많은 매출이 발생했고 물류 로봇 스트레치도 내년에 출시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9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인류를 위한 모빌리티의 미래, 로보틱스'를 주제로 열린 국회 모빌리티포럼 세미나에서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의 기술에 대한 투자를 하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목적은 결국 우리들과 우리 후손을 포함한 모든 인류의 편안함을 위한 것"이며 "로보틱스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닌 오로지 인간을 위한 수단으로 앞으로 안전성 등에 중점을 두고 기술을 차근차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라인업 [사진=유튜브 캡쳐] 2020.12.11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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