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3년간 적용할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하면서 카드사들과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노조는 수익성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 확대나 임금 삭감으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수수료율 인하시 총파업을 예고했던 노조가 행동에 나설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드노조)는 오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계획을 밝힌 예정이다. 앞서 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 비용 재산정 제도 페지 등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예고한 만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카드사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1.11.15 yooksa@newspim.com |
지난 23일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당정협의를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매출 3억원 이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이 현 0.8%에서 0.5%로 내려간다. 연매출 3억~5억원 가맹점은 1.3%에서 1.1%로, 연매출 5억~10억원 가맹점은 1.4%에서 1.25%로, 연매출 10억~30억원 가맹점은 1.6%에서 1.5%로 각각 낮아진다. 전체 수수료 인하 규모는 약 4700억원이다.
카드사들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소비자가 동네 상점에서 카드를 결제할수록 카드사의 손실 폭이 더 커지는 구조다. 그간 카드론 등으로 신용판매 적자분을 메워 왔지만 내년부터 카드론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포함되면서 대출 수익 감소도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 부문 영업이익은 2013~2015년 5000억원에서 2016~2018년 245억원으로 급감했다. 2019~2020년에는 1317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의 손실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내년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이미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KB국민카드가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롯데카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다른 카드사들도 노조와 희망퇴직을 논의 중의다. 업계는 내년 카드사의 인력 조정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노조는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논평을 통해 "당정의 카드수수료 재산정 결과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카드수수료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수수료 산정 방식과 주기 변경 여부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노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간 노조는 수수료를 주기적으로 재산정하는 '적격 비용 산정 제도'를 전면 폐지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파업을 강행할 경우 향후 협의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
카드노조는 "논의과정에서 카드업계와 카드노동자들의 현실이 일정 부분 감안된 것은 다행"이라며 "제도개선 TF 구성 및 운영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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