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화이자의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가 긴급사용 승인을 얻으면서 국내 업체들의 개발에도 관심이 모인다. 일동제약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선두 그룹에 올라섰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중인 국내 업체는 ▲일동제약 ▲대웅제약 ▲신풍제약 ▲진원생명과학 ▲제넨셀 등이 있다.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Pfizer/Handout via REUTERS 2021.11.16 |
먼저 일동제약은 2022년 상반기 국내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일본 시오노기 제약과 함께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국내 무증상·경증·중등증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3상에 착수했다. 동시에 시오노기제약은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1819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한다.
일동제약 측의 현재까지 연구에 의하면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였으며 코로나19를 유발하는 감염원인인 SARS-CoV-2에만 존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인 3CL-프로테아제를 억제해 바이러스 증식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넨셀은 국내 자생 식물 담팔수의 잎에서 추출한 신소재 기반의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 2/3상에 진입했다.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업체들도 있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300여명의 경증과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b상 탑라인 결과, 임상적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에 대한 통계적 차이는 없었으나 중증으로 전이될 확률이 높은 50대 이상 환자에선 호흡기 증상 개선에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다.
회사 측은 당초 9월 말쯤 이에 대한 종합 결과와 함께 임상 3상 진입 여부 등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당국과 임상 3상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
진원생명과학 역시 항염증 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후보물질을 코로나19 중증 방지 약물로 개발하고 있다. 임상 2상에 착수했으며 대상자 50%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항말라리아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만들고 있는 신풍제약은 임상 3상에 진입해 내년 8월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상 2상 탑라인 결과에서 바이러스의 음성 전환율은 대조군과 차이가 없었으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에 대한 근거와 임상지표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판단해 임상 3상을 신청했다.
변수는 경찰 수사다. 경찰은 비자금 250억원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신풍제약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다만 약물 재창출의 경우 출시 시점은 불투명하다. 김강립 식약처장도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약물의 효과성 부분에 있어서는 임상 3상 진행 없이 조건부 허가를 요구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아직 발견하지 못 했다"며 "일부 확인 된 효과를 조금 더 검증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임상 3상 결과를 보고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식약처는 전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하고 한국화이자가 수입하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 승인을 결정했다.
그간 국내에서 승인 된 코로나19 치료제는 길리어드사의 '베클루리주'와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뿐이었다. 베클루리주와 렉키로나주는 경구용이 아닌 주사제다.
보건당국은 이번에 팍스로비드가 도입되면 치료의 종류를 다양화하고 생활치료센터 입소 또는 재택치료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