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분야 협력을 공개 제안한 가운데 양사의 협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자율주행차로 대전환을 서두르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급증한 상황. 삼성전자도 최근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자율주행 고성능 칩을 무기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확대에 나섰다. 고성능 칩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협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차량용 반도체 협력은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최근 개발한 차세대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사진=삼성전자] |
최근 수급문제가 극심한 차량용 반도체는 대체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으로,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다. 수익성이 높지 않고 개발 난도도 낮다. NXP와 인피니온, 르네사스 등이 MCU를 생산하는 주요 기업으로, 생산기지는 주로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다.
최근 동남아 지역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불규칙해지면서 수급불안을 가중시킨 바 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MCU 수급도 원활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MCU를 생산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 설비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 '명실상부' 글로벌 1위 업체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까지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삼성은 고성능 SSD와 그래픽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차량용반도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확대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하고, 차 내에서 영화를 다운로드하거나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고성능 반도체가 필수다.
삼성전자는 이미 고성능 차량용 칩을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를 접목한 미래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추후 삼성전자와의 협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또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가 가능해지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를 맡아 생산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지난 3월 현대모비스가 구성한 'SW 개발협력생태계 컨소시엄'에는 모두 13개 기업이 참여했다. LG유플러스, 현대오트론, 텔레칩스, 오비고 등이다. 컨소시엄은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표준화 등에 중점을 두고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3월 정부 주도로 출범한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통해 삼성전자와 현대차와의 기초적인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미래차-반도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