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지혜진 기자=#. "손님 백신 유효기간이 지나셔서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QR코드 인식기에서 '딩동' 소리가 나자 식당 직원은 손님에게 이 같이 안내했다. 직장동료 3명과 3일 오전 11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내 햄버거집을 찾은 A씨는 입장을 거부당했다. 이날부터 적용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유효기간 6개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A씨는 입장 후 일행과 따로 앉아서 '혼밥'을 하겠다고 설득했지만 식당 직원은 "이미 일행인 걸 알았기 때문에 안 된다. 가게에 내려온 방역지침이 그렇다"며 거절했다. 결국 A씨와 일행들은 햄버거를 포장해서 가게를 빠져나갔다.
정부가 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한 가운데, 방역패스에도 6개월의 유효기간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소리로 식별할 수 있다.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사람이 QR코드 인증을 할 경우 '접종 완료자입니다'라는 음성이, 유효기간이 만료된 사람은 '딩동' 소리가 난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31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안심콜과 QR코드, 수기명부 작성으로 체크인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의 2주 연장 발표와 함께 백화점과 대형마트트에도 백신 접종증명이나 코로나19 음성을 확인하는 '방역패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방역패스는 내년 1월 10일부터 시행되며 16일까지 계도기간을 두고 17일부터 단속이 시작된다. 2021.12.31 hwang@newspim.com |
오는 10일부터는 대형마트, 백화점 등 면적 3000㎡ 이상 대규모 점포에도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돼 미접종자를 비롯한 방역패스 유효기간 만료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은 QR코드가 없어도 안심콜로 대형마트, 백화점에 입장할 수 있었으나 시민들은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우려를 표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전종민(40) 씨는 "백신접종 완료자지만, 백신접종은 개인의 자유에 달린 일인데 생필품 등을 사야하는 마트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건 과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공덕동 주민 이모(70) 씨도 "며느리가 임신 중이라 백신을 아직 안 맞았다고 하는데 걱정스럽다"며 "부작용이나 개인 몸 상태에 따라 못 맞는 사람도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은 알아서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겠나. 굳이 방역패스 도입하는 건 심하다"고 했다.
최근 1차 접종을 완료한 이모(32) 씨는 "방역패스 때문에 간단한 약속도 못 잡아서 불편하다. 꼭 가야 하는 회식이 있어서 그때는 전날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참석했다"며 "앞으로는 마트, 백화점도 못 간다고 해서 미리미리 마트 다니면서 필요한 걸 사두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접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안심콜 등으로 인증을 대신하는 노년층의 혼란도 불가피해 보인다. 노년층은 백신접종을 완료했더라도 안심콜을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등포구 대형마트에 안심콜로 입장한 고금순(68) 씨는 10일부터는 대형마트도 QR코드 인증을 해야 한다는 말에 "QR코드로 인증해본 적이 아예 없고, 자식들이 와서 알려줘야 하는데 오지를 않아서 할 줄도 모른다"며 "식당이나 카페는 안 가서 그동안은 필요 없었는데 단골 화장품 가게에 가서 해달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고,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향후 2주간 연장키로 했다. 백신 2차 접종 이후 14일이 지난 날로부터 6개월까지로 방역패스 유효기간도 도입됐다.
또 대형마트 등에도 방역패스가 확대 적용되면서 적용시설은 ▲유흥시설 등(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경륜·경정·경마, 카지노(내국인)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스포츠경기(관람)장(실내)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업소·안마소 ▲3000㎡ 이상 대규모 상점·마트·백화점 등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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