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하나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하면서 '포스트 김정태' 후보군에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10년 만에 리더십 교체인 만큼 지배 구조 안정화와 조직 장악력에 우위가 있는 평가다. 변수로 꼽혔던 법률 리스크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첫 상견례를 갖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일정을 논의한다. 내부 육성 후보군과 외부 자문기관 추천 후보군을 두고 명단을 추리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금융권에선 4연임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이을 새 최고경영자(CEO) 발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은 2012년 회장 취임 후 10년째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다. 올해 만 70세로 하나금융 내부규정상 나이 제한에 걸려 5연임은 불가능하다. 김 회장도 연임 의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 차례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금융] 최유리 기자 = 2022.01.12 yrchoi@newspim.com |
김 회장을 이을 후보군으로는 함 부회장과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이 중 함 부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그룹 2인자인 함 부회장은 김 회장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다.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한 후 2019년 3월까지 초대 행장을 맡으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행장 취임 후 1년 만에 노조 통합을 마무리하고 순익 1조 클럽에 가입했다. 하나금융 부회장에 오른 뒤에는 그룹 안살림을 맡고 있다. 지난해 회추위가 추린 최종 회장 후보군에 김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변수는 법률 리스크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후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법적 이슈로 후계구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김 회장이 4연임으로 구원등판한 만큼 리스크 해소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금융지주 회장들이 유사한 재판에서 승소한 점은 함 부회장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최근 채용비리 사건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해 DLF 관련 동일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 부회장과 박 행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지 부회장은 2019~2020년 하나은행장을 맡았고 지난해 지주 디지털부문 총괄 부회장직에 올랐다. 다만 하나은행장 재직 당시 발생한 사모펀드 관련 당국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박 행장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행장과 그룹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거쳐 하나은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에 은행장에 올라 취임 2년차를 맞은 올해부터 색을 분명히 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세대교체 바람 속에 하나금융 회장 교체가 어떻게 흘러갈지 최대 관심사"라며 "10년 만에 CEO가 바뀌는 만큼 지배구조 안정을 다지면서 조직 장악력이 있는 인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이달 중으로 20명 안팎의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하고 내달 최종 후보자 명단(숏리스트)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