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이 우세한 상황에서 봉쇄 등 엄격한 방역조치는 의미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배경에는오미크론 변이의 엄청난 전파력에 있다.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3만1502명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6882명의 4.6배다. 보건부는 확산세 정점이 아직이라고 보고, 최악의 경우 하루 5만명도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궁극적으로 거의 모든 인구가 오미크론 변이에 노출될 시나리오라면 최대한 많은 감염 고위험군의 면역 보호를 최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의료 체계의 부담을 막는 만반의 준비를 하는 편이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기자회견하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2022.01.02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지 일간 하아레츠 등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이날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전 세계는 100년 동안 본적 없는 감염 유행을 겪고 있다"며 "그중 오미크론 변이는 그동안의 변이를 전부 합친 것보다 감염력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봉쇄(lockdown·락다운) 조치에 나선 네덜란드에서도 기록적인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점을 언급하며 락다운은 소용이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목표는 경제가 계속해서 최대한 개방되는 것이고 사람들은 출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트 총리의 이날 발언은 이스라엘 보건부 자문위원회가 전날 회의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엄청난 전파력 때문에 봉쇄 조치로는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자 나왔다.
자문위는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따라도 확산세를 늦추는 효과만 있을 뿐 전파 자체를 막을 도리는 없다고 했다.
전직 보건부 최고행정책임자를 지낸 아르논 아페크 셰바 메디컬 센터의 부원장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Rt)가 너무 높아서 델타 변이 때 대응하던 방식으로는 통제할 수 없다. 봉쇄도 소용없다"는 소견을 밝혔다.
자문위는 차라리 확진자 증가에 따른 위중증 환자 수용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고위험군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따라 베네트 총리는 전국의 병원장들에게 최대 4000명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용에 대비할 것을 직접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유행 정점 때 위중증 환자가 1500~2500명대로 예상하지만 정부는 더욱 조심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등교하는 학생들에 매주 항원 검사키트 3개씩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일반 선별진료소에서는 한 시간 이상 줄을 서야하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이 감염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에 3차 접종인 부스터샷을 맞고 4개월이 경과한 60세 이상 고령자와 의료진으로 4차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면역저하자와 요양시설 거주 고령자에 대한 4차 접종은 지난달 말부터 시행 중이다.
결국은 백신 접종을 마친 건강한 성인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을 때 증상은 경미하다는 전제 하에 고위험군의 백신 면역보호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병상 운용을 최적화하는 것이 '오미크론 전용' 방역이라는 것이다.
같은 날 이스라엘은 확진자 격리 기간을 기존 10일에서 7일로 단축했다. 보건부는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시기가 감염 초기 며칠이고, 일주일이 지나면 전파력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자문위의 권고를 수용했다.
이는 확진자와 접촉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격리 기간까지 길면 필수 서비스 분야에서 인력 부족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둔 조치로 해석된다. 미국도 지난달에 무증상 확진자에 한해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줄였다.
코로나19 백신 4차 백신 임상시험에 참가한 이스라엘 남성. 2021.12.27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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