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가 북한이 올해 하반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12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윌슨센터는 전날 '2022년에 무엇을 볼 것인가(On the Horizon: What to Watch in 2022)'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대북제재부터 김정은 북한 총비서와의 협상까지 모든 선택지를 시도해왔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북한이 올해 단기간에 비핵화를 이루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서 연속 성공"이라며 "김정은 동지께서 시험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하셨다"고 보도했다. 2022.1.12 [사진=노동신문] |
윌슨센터 보고서는 북한이 여전히 핵 프로그램 목록 제출과 국제사찰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당시 논의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협상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에상했다.
아울러 오는 3월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가 불안정하고 결과가 확실치 않지만 보수 야당 측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북한에 대해 대립적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며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3월 한국 대선이 끝난 올 하반기에 북한이 '화성-16형'과 같은 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해 긴장 고조를 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의 입장에선 이 같은 도발이 미국과의 외교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목표에 부합한다며 김 총비서의 단기적 목표는 대북제재 완화이고 장기적 목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가적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을 막진 못할지라도 대북제재와 억제, 봉쇄정책을 지속할 수밖에 없고 이보다 더 나은 대안도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외교협회(CFR)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2년 예방 우선순위 조사(Preventive Priorities Survey 2022)' 보고서에서도 올해 미국에 가장 우려되는 위협으로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이 지목됐다.
CFR 보고서는 북한이 올해 핵무기를 추가 개발하거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위협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해에도 가장 우려되는 위협으로 꼽혔던 북한 핵의 위험성이 여전히 올해도 주요 관심사로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올해 위협이 수반될 가능성(likelihood)과 미 국익에 대한 영향력(impact)의 정도에 따라 위협국가를 총 3등급(Tier)으로 분류했는데, 북한은 최고 등급인 1등급에 포함됐다.
북한의 위협은 미 국익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선 '높게(high)' 평가됐으나 실제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보통(moderate)'로 예상됐다.
이번 보고서는 새해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과 미국 국익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기준으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잠재적인 갈등 순위를 묻는 설문조사에 대한 미국 정부기관 관계자와 외교 전문가 약 400명의 답변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이 12일 공개한 온라인 학술회 영상에서 올해 북한 정권이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무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는 북한 정권이 핵·미사일 역량을 강화시킬 의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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