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 후보에게 재보궐선거 측근 공천을 요구한 데 대해 "후보의 역린을 건드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홍 의원은 지난 19일 저녁 윤 후보와의 만찬 자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당시 경선 후보가 지난해 11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2021.11.05 photo@newspim.com |
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천 요구는 후보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후보는 본인도 공천에 영향력 행사를 안 하고 공정하게 하겠다고 했는데 여기에 대고 자기 자리를 챙겨달라고 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홍 의원이 선대본부 참여 선결조건으로 제시한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만한 조치'에 대해서도 "해석이 너무 다양하다. 결국 이게 인사 조치, 공천 요구라면 진짜 웃기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전날 저녁 윤 후보와 2시간 30분 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뒤 자신이 운영하는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중앙선대위 상임고문 참여 선결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홍 의원은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 처갓집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 줬으면 좋겠다"라며 "이 두 가지만 해소되면 중앙선대위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 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선대본부 단장도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권 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제가 얼마 전에 이미 당 모든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 라고 분명히 말씀 드린 바 있다. 하물며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 절체절명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일 그렇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내에서는 권 단장의 이같은 공개 발언이 홍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권 단장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모두 발언이 홍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할 말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이에 기자들이 '그 발언을 들은 사람은 발언의 대상이 자신이란 걸 알 수 있겠냐'고 묻자, 권 단장은 "어제 회동과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선 액면 그대로 이해해달라"며 "특별히 보태지 않겠다"고 했다.
권 단장은 '재보궐선거는 관례적으로 사무총장이 공천관리위원회를 맡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되냐'는 물음에 "논의 중"이라며 "공정성을 위해 사무총장이 안 맡는다는데 그건 얘기 잘못된 것이고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일 수 있다. 그런 방안으로 갈지 다른 방안으로 갈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권 단장은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겸직하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홍 의원의 공개 메시지 자체가 윤 후보를 비꼬는 것이기에 단어 선택 자체에서 후보가 짜증이 난 것"이라며 "홍 의원의 메시지는 결국 지금까지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 해서 비전이 없다는 말 아니냐"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앞에서 불분명한 메시지를 내놓고 뒤에서 공천을 요구하는데 이 제안을 어떻게 받냐"면서도 "결국 홍 의원 도움이 필요한 건 윤 후보이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을 통해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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