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까지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가운데 다음 기업공개(IPO) 주자인 현대엔지니어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부터 IPO 시장 열기가 달아오른 만큼 현대엔지니어링 기관 수요예측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5일부터 이틀 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규모는 1600만주이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7900원~7만5700원이다.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되면 공모 금액은 1조2112억원, 시가총액은 최대 6조5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같이 상장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은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건설업 대장주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전경. [사진=현대엔지니어링] |
현대엔지니어링이 시장에 내놓은 공모주 물량은 총 1600만주이며 구주가 1200만주, 신주가 400만주다. 20%(32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게 우선 배정되며 기관투자자에게 55%~75% 수준인 880만주~1200만주가 배정된다. 일반청약자는 기본적으로 25%(400만주)를 배정받고 우리사주조합에서 청약 미달이 나올 시 최대 5%까지 추가로 배정받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이번 현대엔지니어링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대형 IPO가 있을 경우 자금 쏠림 현상이 일어나 다른 대형주들이 일정 부분 조정을 받기 때문이다.
공모주에서 보호예수 물량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공모주는 15일·1개월·3개월·6개월 단위로 의무보호예수를 설정하는데 기관 수요가 몰릴수록 그 물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의 자발적 보호예수 신청 결과에 따라 유통 비중이 더 낮아질 수 있다.
앞서 지난해 대형 IPO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체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물량의 64.6%, 카카오뱅크는 59.8%가 보호예수 물량으로 묶인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후 전체의 74.5% 물량인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자기주식, 우리사주 물량은 보호예수로 묶여 있고 나머지 25.5% 중 보호예수가 없는 물량만 상장 후 유통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IPO 열기가 되살아난 데다가 수주 실적이 우수한 만큼 현대엔지니어링 IPO가 큰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엔지니어링 수주 잔고는 27조7800억원으로 연간 매출 기준 약 4년 치 일감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동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로 건설주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현대엔지니어링 IPO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중대산재 관련 법안도 올해 시행되고 HDC현대산업개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여론이 높아져 기관 수요예측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건설 관련 기업들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진 않아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형태의 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수요예측 결과는 오는 28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2월 3~4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2월 15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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