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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시 '지지부진' 임산부 대책에 자치구 정책만 폐지·보류

기사등록 : 2022-01-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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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임산부 교통비' 공약...2월 조례 개정 대기
시 공약과 '대상 중복' 우려...자치구 정책 폐지·보류
2회 현금 분할 지급 제안에...'관리 힘들다' 반대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산부 교통비 무료' 공약 추진이 늦어지면서 일부 자치구의 임산부 교통비 정책이 폐지됐거나 멈춰 선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뉴스핌이 취재한 결과 서울시의 임산부 교통비 추진 영향으로 자체 사업이 보류 또는 폐지된 자치구가 최소 3곳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혜 대상자 선정 기간까지 고려하면 시행 시기는 더욱 미뤄질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대합실에서 열린 임산부 배려 공동 캠페인 행사에서 시민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2019.06.21 mironj19@newspim.com

임산부 교통비 무료 공약은 임신·출산한 서울시 임산부를 대상으로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건강하고 안전한 출산 지원을 위해 1인당 70만원씩 연 2회 현금으로 분할 지급하는 내용이다.

지급 방식은 일부 자치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임산부 교통비 사업을 정리하고 서울시에서 단독 시행하거나 구별 사업은 유지하고 서울시가 추가로 지급하는 이원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 대상과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미정이다.

문제는 새해가 밝았지만 서울시는 여전히 조례 개정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임산부 교통비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선 '서울시 출산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를 오는 2월 일부 개정하고 수혜 대상자 선정과 예산 배분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 사이 올해 초부터 임산부 대상 교통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려던 자치구 정책들이 폐기되거나 보류됐다. 당장 교통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던 수많은 임산부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된 셈이다.

먼저 성동구의 '성동맘택시'는 사업이 폐지됐다. 성동구는 임산부 및 영아(0~12개월) 가정에 택시 이용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조례 개정은 물론 구 예산(2억원)도 확보한 상태였다.

성동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 협의를 마쳤으나 시 정책과 통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구 사업으로는 하지 않게 됐다"며 "해당 예산은 다른 대상자를 위한 복지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강북구는 임산부 및 12개월 이하 자녀 가정에 임산부 택시를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올해 하반기 시행 여부가 불투명하고 임산부에게 교통카드를 지급하려고 했던 도봉구는 수혜 대상 중복 문제로 조례 개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초 '맘택시' 사업 추진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논의를 시작했던 송파구는 올해 상반기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송파구는 0~12개월 자녀를 둔 영유아 가정에 교통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총 9300만원 규모의 구예산 또한 확보해놨지만 서울시의 조례 개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광진구는 임산부의 영아 가정이 병원 진료를 받을 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광진맘 택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광진구]

송파구 관계자는 "아동서비스 지원 도입을 요청하는 구민제안이 국민신문고와 전화를 통해 많이 들어왔다"며 "당초 서울시가 임산부 지원으로 정책을 기획해 구는 영유아 가정을 대상으로 수혜 대상자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서울시에서 갑자기 임신했을 때와 출생 신고 때 2차례 분할 지급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수혜 대상자 중복 가능성이 있어 구 사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송파맘택시는 상반기에 빠르게 추진하려고 한다. 서울시가 빨리 결론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가 임산부 교통비 연 70만원을 2회로 분할 지급하려는 의견에 대해선 자치구는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 문제로 수혜자의 주소가 이전될 경우 지급 내역을 추적 관리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각 자치구에서 검토 의견을 보내왔고, 오는 2월 개정안이 통과돼야 사업 세부 내용을 정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예산 및 지원 대상, 지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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