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연초 역대급 공모주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상장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청약금이 몰린 만큼 환불금도 100조원을 넘는다. '대기성 자금'인 은행 요구불예금도 청약이 끝나자 다시 14조원이 유입됐다.
27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을 살펴본 결과, 청약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687조5000억원이었던 잔액은 환불된 21일에 701조2000억원으로 13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청약 첫날인 18일에는 요구불예금 잔액이 682조원까지 떨어졌으나 환불 직후 700조원대로 다시 회복한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통상 주식, 코인 등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B증권 종로지점에서 청약 상담을 마친 고객이 나서고 있다. 2022.01.19 kimkim@newspim.com |
대출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청약 이틀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은 7조원 가량 늘었으나, 환불금 당일에는 늘었던 대출 만큼 대출이 다시 줄어들었다.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139조3000억원에서 LG엔솔 청약 당일인 18일과 19일 각각 140조7000억원, 146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청약증거금 환불 당일에는 17일 수준인 139조2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같은 현상은 18~19일 LG엔솔 청약에 투자한 뒤, 21일에 나머지 금액을 환불받으면서 예금이 다시 늘어나고 대출은 줄어들었단 분석이다. 금리인상으로 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지체하지 않고 대출을 갚은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주식, 코인 등 위험자산이 주춤하자 조 단위의 투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예치된 것이다.
LG엔솔 공모에 몰린 증거금 114조1066억원 중 개인투자자 몫으로 배당된 주식 3조2911억원(1097만 482주)을 제외한 환불금은 110조8155억원이다. 환불 당일 은행 대출과 예금으로 20조원 가량이 들어온 것을 감안하면 은행으로 5분의1 정도만 들어온 셈이다.
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다음 달에도 현대엔지니어링, 인카금융서비스 등 공모주 청약이 예고된 만큼, LG엔솔 환불금이 다시 공모주 청약에 쓰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LG엔솔 관련해 "(대출)늘더라도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 가계대출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불안 요인이 보인다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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