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세균 감염이 발생된 돼지고기 목살을 싸게 사들여 감염 부위를 도려내 판매하더라도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또 양형부당만을 이유로 항소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혐의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씨와 함께 원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B씨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C씨에 대해서도 웜심을 확정하고 상고를 기각했다.
A씨는 인천 서구에 있는 2차 식육포장처리업체의 대표로, 이 회사의 이사 B씨와 작업자인 C씨와 함께 축산물위생관리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2017년 4월 중순경 세균 감염 등으로 발생하는 화농성 육아종 및 비화농성 육아종 등이 발견된 돈육의 목살 부위를 저가로 매입해 소매업체에 판매하기로 했다.
이들은 C씨에게 육안으로 확인되는 이상 부위를 칼로 도려낸 뒤, 나머지 고기를 잡육 형태로 가공하자고 공모했다. 이후 피고인들은 해당 고기를 소매업체에 2018년 7월까지 300회에 걸쳐 총 56kg을 1억5568만원에 판매했다.
이들은 육아종이 발생한 돈육 목살 부위가 축산물위생관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에서 규정한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축산물'헤 해당하지 않고, 화농 부위를 제거한 후에 판매했기 때문에 위해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설 명절을 앞두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설 물가 안정을 위해 명절에 수요가 많은 쌀과 배추, 사과, 소·돼지고기 등 16대 설 성수품을 이달 28일까지 역대 최대 물량인 20만4천t(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사진은 1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육류 진열대의 모습. 2022.01.10 hwang@newspim.com |
1심과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폐기 처분 대상인 고기를 판매했는 바 그 죄책이 무겁고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기간, 범행 수법, 판매한 돈육의 양, 돈육의 상태, 돈육을 가져온 장소 등에 비춰보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책했다.
특히 "더구나 피고인들은 수사기관에서 본인들이 판매한 고기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등 범행을 부인하는 데 급급할 뿐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건전한 돼지고기 유통질서가 파괴되고, 일반 국민의 돼지고기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에 징역 1년 6월, B씨에 징역 2년, C씨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이들이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축산물 위생관리법' 제33조 제1항 제4호의 '인체의 건강을 해칠 우려' 또는 죄형법주의 및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또 "피고인들이 항소 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했음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경우 원심 판결에 법리오해 등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 이유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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