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오는 3월 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5곳의 재보궐선거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선 서울 서초갑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서초갑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구로 국민의힘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에 전희경 전 의원과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 등 여성 후보들의 대결이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초갑은 윤희숙 전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스스로 사퇴한 지역구다. 국민의힘은 아들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혐의 수사로 사퇴한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는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서울 서초갑은 공천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권영세 3·9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인 권영세 사무총장은 "대구 중·남구 선거는 (곽상도 전 의원의) 대장동 게이트 관련 범죄혐의 수사로 발생했다. 공당으로서 무한 책임감을 느끼고 책임정치 실현 차원에서 (무공천) 결정을 내렸다"며 "서초갑은 범죄적 행위와 전혀 관계가 없기 때문에 공천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9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는 총 5곳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종로에는 전략공천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며 서울 서초갑, 경기 안성, 청주 상당은 오픈 프라이머리(100% 일반 국민 경선)를 통해 후보를 선출할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전희경 전 의원(좌),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이혜훈 전 의원(우). [사진=뉴스핌DB] 2022.02.04 taehun02@newspim.com |
◆ 당협위원장 전희경 "민주당 저격수로 활약…대선 승리에 힘 보탤 것"
국민의힘 내부에선 서초갑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전희경 전 의원을 꼽는다. 전 전 의원은 김기현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서초갑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에 선임됐다.
통상적으로 조직위원장이 보궐선거 공천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100% 일반 국민 경선이 실시되면 장담할 순 없다. 특히 전 전 의원의 경우 보수 성향이 짙어 MZ세대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초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 폭탄과 임대차 3법과 같은 규제 악법으로 굉장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따라서 결국에는 정권교체를 통해 악법들을 풀어내야 한다.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전 전 의원은 이어 "윤희숙 전 의원 사퇴 후 당협위원장을 맡아 당협을 재정비하고 윤석열 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조직들을 탄탄하게 다져놨다"며 "이제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그 일을 계속함으로 정권교체에 기여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생을 위협하는 반시장적인 정책들에 대해 선명하게 맞서는 등 20대 국회에서 '대민주당' 저격수로 인정받은 만큼 정권교체 열망이 있는 분들을 묶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국민의힘에 가장 많이 등을 돌린 세대가 4050이다. 4050의 대표로서 시대를 보는 눈에 대해 주민들이 많은 인정을 해주시기 때문에 대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희경 전 의원. 2020.03.09 leehs@newspim.com |
◆ 서초구청장 출신 조은희 "중도보수, 확장성에 장점…민심 훑을 것"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도 유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조 전 구청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며 "서초를 위해, 우리나라를 위해 더 좋은 정책을 펴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을 지낸 조 전 구청장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첫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재선의 서초구청장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25개 구청장 중 유일한 보수 정당 소속 구청장에 당선됐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조 전 구청장은 3위를 기록하는 등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최근 서초구청장을 사퇴하고 보궐선거를 위해 주민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조 전 구청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 전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으로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다만 저는 민심을 믿는다"며 "우리당도, 민주당도 귀책사유가 있는 지역에 무공천을 하고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서초도 위에서 내리꽃는 방식이 아닌 밑에서 올라오는,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는 사람이 대표로 나서야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저는 항상 주민 곁에 머물면서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 서울을 지켜냈다. 지난 서울시장 경선 때도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며 "중도보수 성향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한 표가 당락을 가른다는 생각으로 민심을 훑고 선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조은희 전 서초구청장. 2021.02.16 photo@newspim.com |
◆ '경제통' 이혜훈, 서초갑 출사표…설 편지로 민심 공략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혜훈 전 의원도 최근 서초갑 출마에 마음을 굳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여성기획공천 1호 후보로 서울 서초갑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18대·20대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서 3선을 지냈다.
이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로서 서초구의 가장 큰 현안인 재건축과 부동산 문제에 해박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서초에서 이미 3선을 지낸 만큼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열망이 높을 경우 다선 경험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의원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31일 서초갑 출마에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그는 설 연휴 서초 주민들에게 "설을 맞아 저의 정치적 고향인 서초에 대한 생각들이 더욱 간절하다"며 "이혜훈을 만들어준 서초, 이혜훈을 키워준 서초는 늘 제 가슴속에 있다. 윤석열 후보와 함께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31일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서초갑 출마를) 결정했다"며 "곧 서초갑 예비후보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정권교체를 위해, 정권교체 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서초갑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며 "문재인 정권의 핵심 실패인 '부동산과 세금'에 특화된 중진 경제통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정운영 성패를 가르는 새 정부 첫 1년, 서초의 고통을 해결할 첫 1년, 경제통이 아니면 골든타임을 놓친다. 초선으로는 골든타임을 놓친다"며 "180석 거대 야당을 압도하기 위해선 경제통 이혜훈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귀책사유가 있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청주 상당에는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서울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에는 전략 공천을 할 계획이다.
민주당에서 서초갑 전략 공천 유력 후보로 이정근 서초갑 지역위원장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혜훈 전 의원. 2020.12.16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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