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자신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펜스 전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한 보수 단체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주 우리의 전직 대통령이 내가 선거를 뒤집을 권한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나에겐 선거를 뒤집을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 선거에서 패배한 것에 대한 많은 실망을 이해한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등은 4년간 백악관에서 호흡을 맞췄던 펜스 전 부통령이 가장 강력한 어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발언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을 지지하는 보수 단체의 성명을 통해 펜스 전 부통령이 선거 결과 분쟁이 있는 지역의 선거인단을 다시 주 의회로 돌려보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펜스 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대선 승리를 빼앗겼다며 책임을 돌린 셈이다.
펜스는 지난 해 1월 6일 당시 부통령 겸 상원의장으로서 대선 선거인단 회의를 주재, 집계된 선거인단 표결에 따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를 최종 확정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개표조작과 부정선거 주장을 거듭 제기하며 선거결과 불복 투쟁을 벌였고, 이는 선거인단 최종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의회에 난입하며 발생한 1·6 의회 폭동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
미 정가에서는 대선 불복 주장과 1·6 의회 폭동 사태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이후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펜스 부통령 역시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활동폭을 넓히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갈등과 충돌이 불가하다는 관측도 많다.
미 의회에서 대통령 선거 선거인단 결과를 확정하는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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