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증액 요구에 정부 판단은 엇갈렸다. 김부겸 총리는 국회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통해 협의 가능하다는 입장인 반면, 재정당국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부겸 총리는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인사말에서 추경 증액과 관련해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방역으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만 그 피해가 집중되는 것은 대단히 가혹하며, 이분들에 대한 직접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정부도 십분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회와 정부가 보다 솔직하게 터놓고,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이 문제를 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022년도 1차 추경안 등에 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2.02.07 leehs@newspim.com |
다만 김 총리는 "결국은 재원 마련이 핵심"이라며 "현실적 수단은 국채 발행과 세출 구조조정인데 과도한 국채 발행은 국가 채무 증가는 물론 금리와 물가, 국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세출 구조조정도 부처와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총리는 "지난 2년이 넘는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희생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을 위한 합당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국회가 뜻을 모아주신다면 정부는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가 합의하면 추경안 확대를 받아들일 수 있냐는 일부 의원의 질의에는 "물가나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게 뻔한 규모로는 할 수 없지만, 금년에 쓸 수 있는 예산 중 일부 항목에서 돈을 줄이자는 그런 건강한 제안을 해주시면 정부도 임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홍남기 부총리는 재정건전성 문제 등을 언급하며 추경 증액 불가론을 이어갔다.
홍 부총리는 정치권이 요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지원과 관련해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만족스럽게 지원받았을리 없고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을 것 같다"면서도 "정부는 재정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자 노력해왔다"고 추경 증액 불가 방침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가 2차 방역지원금까지 포함하면 7차례 현금 지원을 지급하게 됐고 그 규모는 40조원을 넘는다"며 "초저금리 융자 자금까지 포함하면 80조원 이상을 지원해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2022년도 1차 추경안 등에 관한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2022.02.07 leehs@newspim.com |
또 정부가 재정건전성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홍 부총리는 "지출에 제약이 있다는 것은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라며 "형평성 문제도 있고 규모 문제, 재정 문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허용되는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재정건전성에 집착해 지원해야 할 것도 안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설명한다"고 강조했다.
또 홍 부총리는 추경 증액에 반대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를 훼손하나는 것이라는 일부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출한 규모 내에서 감액과 증액을 논의할 수 있지만 일방적으로 여야가 합의해서 35조원이 됐든 50조원이 됐든 이를 수용하라는 것은 재정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당연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이어 "이게 왜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한다고 얘기하는 것인지 의견을 같이하기 어렵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4일 14조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을 발표했다. 9조6000억원을 활용해 320만 소상공인·소기업에 업체당 300만원의 2차 방역지원금을 지원하고, 남은 예산 1조9000억원은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인원·시설 이용제한 조치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소기업 약 90만개에 손실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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