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빅3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 호실적을 내는 등 실적 정상화의 궤도에 올라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불러온 보복 소비로 높아진 명품 수요를 백화점이 흡수하면서다. 이에 백화점 업계도 명품관을 재정비하고 관련 상품을 확대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코로나19와 정부의 방역 정책 변경 등 우려가 남아 있지만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명품 특수에 이어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의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명절 대목에 고가의 선물 시장이 특수를 누리면서다.
◆ 백화점 실적이 매출 견인...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 매출액 2조원 넘어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백화점 부문 매출이 2조를 모두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호실적이 4분기에도 이어졌다. 특히 명품과 남성 패션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4분기 실적이 가장 돋보이는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4분기 사상 최대다. 신세계백화점 4분기 실적은 매출 6377억원과 영업이익 1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와 59.1%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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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의 호실적 선봉엔 백화점이 자리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2조 13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22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를 넘어섰다. 명품 매출이 44.9% 증가했고 해외 패션(37.0%)과 여성 패션(22.2%), 남성 패션(20.8%) 등도 고르게 성장했다.
롯데백화점도 명품 호황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8350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8.8% 증가한 2조 888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4분기 선전이 돋보였다. 영업이익(2050억원)은 두 자릿수(15.7%) 성장을 일궈냈다. 매출도 9.4% 증가한 835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도 명품과 해외패션(25.5%)·남성스포츠(10.4%) 선전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백화점부문 매출은 20.2% 증가한 2조 103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3.5% 증가한 3048억원이다. 지난해 문을 연 더현대서울의 경우 20·30대 매출 비중이 43.4%에 달하며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명품 중심의 내수 소비를 백화점이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며 "명품업계가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백화점 앞에 줄을 서서 물건을 구입하려는 풍경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 백화점 '빅3', 1분기에도 리뷰얼·설 명절 특수 '톡톡'...지역 상권도 ↑
백화점 3사의 연초 매출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현대백화점의 지난 1월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주요 카테고리 성장률이 30~60%를 기록했다. 백화점의 1분기 실적 성장은 명품·패션 수요와 함께 설 명절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백화점의 연초 실적에선 명품·해외 패션과 설 선물 세트로 인한 식품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상 명절에 선물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의 가액이 20만원으로 상향돼 객단가가 높은 선물 수요가 증가했다"며 "명품관 리뉴얼과 프리미엄 상품을 확대하면서 매출이 뛰었다"고 말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수용 기자 = 2022.02.10 aaa22@newspim.com |
신년 맞이 첫 정기세일에서도 선방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2~16일 진행한 정기세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정기세일 매출도 각각 54.4%와 53.0% 증가했다. 이른 설 연휴 효과가 첫 정기세일 매출에 반영되고 새해 맞이 운동 수요가 늘면서 골프·아웃도어 매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리뉴얼 효과도 누리고 있다. 신세계 경기점은 두 개층에 걸친 명품·화장품 전문관을 열며 집객 효과를 누렸다. 충청권 랜드마트 대전 신세계아트&사이언스 개점하며 매출 견인에 힘을 보탰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영패션전문관 리뉴얼해 20~30대 VIP고객 유치를 위한 전용 라운지를 개설해 구매 연령층을 다각화 했다.
한 때 빅5 백화점 중 하나였던 AK플라자는 출점하는 지역 상권에 특화된 중·소형 쇼핑몰에 집중한다. AK홀딩스의 연결기준 백화점 부문 매출액은 발표 전이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역에 특화된 체험형 공간에 집중해 신규 쇼핑몰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며 "명품 매장 대신 유명 버거 가게를 입점하는 등 AK플라자 매장 전반에 라이프스타일 위주의 편안한 공간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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