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LS그룹의 초석을 닦았던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이 11일 별세했다. 향년 76세.
구 회장은 1946년 12월 11일 경상남도 진주에서 아버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어머니 최무 씨 사이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에 진학했으나 학업 중간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사진=LS니꼬동제련] |
구 회장은 대학교를 졸업한 뒤 큰아버지인 구인회 LG그룹 초대 회장의 부름을 받고 귀국해 반도상사(현 LX인터내셔널) 사업부 수입과에 입사했다.
이후 반도상사 홍콩 지사장 부장 등을 거쳤고 45살 나이에 금성사(현 LG전자) 대표이사 부사장직을 맡았다. 사명이 LG전자로 바뀐 뒤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부회장, 회장으로 승진하며 기업을 이끌었다.
LS그룹이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되면서 LS전선 회장, LS산전(현 LS일렉트릭) 회장을 동시에 역임했다. 이후 지주회사 체제로 변경된 뒤에는 LS 대표이사 회장을 맡아 그룹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지난 2013년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넘긴 뒤 LS미래원 회장 자리로 이동하는 등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LS미래원은 LS그룹에서 운영하는 인재교육원이다.
하지만 동생인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하자 다시 복귀해 다시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맡았다. 현 회장은 구자은 회장이다.
경영복귀 당시 그는 젊은 직원들과도 자주 시간을 가질 만큼 격의 없이 지내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였다.
또 구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기반으로 그룹의 기틀을 확립하고 본격적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재임기간 동안 전기·전자·소재·에너지 분야의 인수합병(M&A)과 다양한 혁신활동, 글로벌 성장 전략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구 회장은 국내 재계에서 흔히 벌어지는 경영권 다툼 등 없이 '형제 경영'을 안착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05년 LS그룹 CI 발표회장에서 'LS그룹이 핵분열을 일으켜 갈라지지 않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는 "영원히 나눠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구자열 LS전선 부회장(현 한국무역협회 회장)과 구자용 E1 사장이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나를 '엉아' '엉아' 하면서 잘 따랐다"며 "LS그룹이 출범한 후 지금까지 서로 상의하면서 순조롭게 경영을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