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원자재가 상승에 조선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후판을 만드는 철광석 가격에 이어 석탄까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비용 상승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에 들어가는 철광석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49.32 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11월 19일 89.83달러까지 떨어진 뒤 3개월 가까이 상승세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제공=한국조선해양] |
문제는 철광석 가격뿐만 아니라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마저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 9일 기준 438.41 달러다. 이는 연초와 비교할 때 80달러, 20% 이상오른 것이다.
제철용 원료탄의 가격 상승이 조선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국 제조원가의 상승으로 후판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제철에 들어가는 석탄 가격이 올라 최종적인 후판가격 역시 상승하는 것이다. 이들 원자재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더욱 상승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조선사와 철강사 간 후판가 협상에서 철강사는 지난해 수준의 가격 책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현대제철은 최근 진행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후판가는 지난해 하반기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수준의 후판가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사는 철광석 가격의 인하에 따라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가 협상을 톤당 200달러가 넘던 시기를 기준으로 한 만큼 그보다 50달러 이상 하락한 현재에는 후판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사들은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모두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대우조선해양 역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적에도 원자재가 인상에 대한 충당금을 쌓은 만큼 지난해 수준으로 후판가가 형성되더라도 추가적인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강재가 인상에 대한 충당금을 쌓은 바 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후판가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충당금 반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된다면 이미 충당금 설정이 돼 있는 만큼 곧바로 충당금이 추가 설정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조선사 입장에서는 후판가격이 떨어지면서 환입되는 것이 더 좋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조 단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철강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석탄가 상승 역시 장기적으로는 조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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