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 '첫 내부출신' 신임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이 당면한 '3가지 숙제'를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임 회장의 부당지시와 직원에 대한 폭언으로 침체된 조직수습과 코로나19 이후 매출 급감에 따른 경영정상화, 방역유지 등이 과제다.
◆ 취임사에서 5대 과제 집중해결 선언
정기환 마사회장은 16일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본격 시작했다.
정 회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마중단 등 경영위기 상황 속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경영 정상화와 사회적 가치 창출, 청렴·윤리의식 강화 등 대내외적인 환경 속에서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공성·공익성 강화 및 혁신방안 추진 ▲참여형 경마산업 생태계 조성 ▲미래지향적인 사업모델 설계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청렴하고 일하는 조직문화 조성 등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ESG 경영 내실화 달성, 말산업·노동 분야 등 관련 시민 단체들이 참여한 회장 직속의'사회적가치 창출위원회'설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 신시장 활로 개척·말산업 R&D 추진, 조직 및 인력 운영 혁신을 통한 청렴 무결한 조직 만들기 등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최우선 과제인 온라인 마권 발매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며 "국민 신뢰 회복의 첫 단추는 지금까지의 우리의 해결 방식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정기환 신임 마사회장이 16일 취임식을 갖고 있다. [자료=한국마사회] 2022.02.16 fair77@newspim.com |
◆ 산적한 문제 해결에 주목
정 회장은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가톨릭농민회에서 농촌 및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해 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에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으면서 정부에 몸담기 시작했다. 이후 마사회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19년부터 마사회 상임감사를 지냈다.
지난 11일 채용강요와 폭언 등에 따른 직무정지로 물러난 김우남 전 회장 뒤를 이어 신임 회장에 낙점됐다.
마사회는 지난해 2월 취임한 김우남 전 회장이 한달 뒤인 3월에 자신의 측근을 채용하라는 지시를 거부한 직원에게 폭언을 한 의혹을 받으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정 회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1년 가까이 혼란에 휩싸였고,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사가 진행된 이후 지난해 7월 전임 김우남 회장의 직무정지가 결정됐다. 직무정지 이후 7개월간 'CEO부재'로 업무마비가 지속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영성적도 급감하면서 이중고를 겪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마사회의 누적 매출손실이 11조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재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0년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마가 중단된 뒤 마사회 매출손실은 2020년 6조2682억원, 2021년에는 8월까지 4조7302억원에 달했다.
마사회의 수익구조는 경마에 전적 의존한다. 과천과 부산·제주 경마장에서 경마를 실시하면서 해당 경마장과 전국 27개 장외발매소에서 중계한다.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의 마권이 주수입원인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경마장 폐쇄로 수입이 끊겼다.
지난해 11월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수도권 사업장을 포함한 전국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경마고객의 입장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경영정상화까지는 여전히 '산넘어 산'이다.
코로나19 이후 마사회 내부에서 대두된 '온라인마권' 도입 해결도 신임 정회장에 놓인 숙제다. 온라인마권은 현재처럼 경마장과 장외발매소 이외에 휴대전화 등 모바일로도 마권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제도지만, 도박중독 등 문제를 야기한다는 우려로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반대하고 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방역을 유지하면서 경마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도 당면 과제다.
신임 정 회장은 마사회 상임감사를 역임하며 업무에 정통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부 수습과 코로나19 이후 2년간 고사위기에 빠진 경마산업 정상화 및 방역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 회장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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