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중국

중국의 뜨거운 명품 사랑..."명품 구입은 '낭비' 아닌 '재테크'"

기사등록 : 2022-02-17 14:22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주식 투자야 말로 '낭비', 명품 가방은 '재테크 수단'이다." "명품 가방 샀다가 중고로 파는 게 펀드 수익률 보다 낫겠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제품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중국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반응이다. 

루이비통은 16일부터 전 세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생산비용 및 운송비용 상승·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한 조치라며, 가죽 제품과 패션 액세서리·향수 등 전 품목이 가격 인상 대상이라고 루이비통 측은 설명했다. 지난 10월 이후 5개월 만이며, 최근 1년간 5번째 가격 인상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한 것은 비단 루이비통 뿐만이 아니다. 에르메스는 지난달 유럽 및 중국 공식 판매 가격을 5% 가량 인상했고, 샤넬은 지난해 총 4번에 걸쳐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디올과 롤렉스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잇딴 가격 인상 움직임에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명품 구입이 더 이상 단순한 지출이 아닌 '가치 투자'라는 인식이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알리바바 산하의 해외구매 플랫폼인 카오라하이거우(考拉海購)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1년 10대 재테크 가방'에 포함된 명품 가방의 가격 상승률이 증시 대형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명품이 곧 재테크 수단'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10대 재테크 가방' 중 1위에 오른 셀린느 로미백의 경우 지난해 초 대비 95% 가량 올랐다. 최하위인 10위의 샤넬 플랩백 미듐 가격도 지난해 대비 현재 15% 이상 상승했다.  

샤넬 가방 가격과 S&P500지수를 비교한 글도 화제를 모았다. 1990년대 1150달러였던 샤넬 플랩백 미듐 가격이 최근 8800달러까지 30년간  650% 이상 올랐다며, 30년 동안의 평균치는 몰라도 최근 5년간의 평균 상승률은 S&P50지수 상승률과 비슷했다는 것이다. 

[사진=치루완바오(齊魯晚報)] 한 누리꾼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3만 위안에 산 샤넬 가방은 연말이 되자 6만 위안까지 오른 반면, 3만 위안이었던 펀드 계좌에는 1만 5000위안만 남았다. 명품 가방 가격 상승폭이 펀드나·주식 같은 재테크 상품 상승폭 보다 크다. 새로운 가치보장품이 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치루완바오(齊魯晚報)] 중국 SNS에 올라온 게시물. '아내가 산 가방(왼쪽)'의 가격 상승률과 '내가 투자한 펀드(오른쪽)' 수익률을 비교한 것이다. 

한편 중국인들의 뜨거운 '명품 사랑'에 중국은 세계 주요 명품 소비국으로 부상한 지 오래다. 코로나19 여파로 명품 소비가 다소 주춤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빠르게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소비자들의 사치품 구매액(중국 국내외 구매액 포함)이 2015~2019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2020년 전염병 여파로 소폭 줄어들며 560억~630억 유로를 기록했지만, 올해 이후 명품 소비가 다시 늘어나면서 2025년에는 1500억~17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사치품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야오커(要客)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2020~2021년 중국 사치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사치품 시장 규모는 944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글로벌 사치품 시장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 21%를 크게 웃돌았다.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명품이 또 다른 제태크 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중고 명품을 '현금화'할 수 있는 중고 명품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중고 명품 거래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루이컨설팅(艾瑞咨詢·iResearch)은 중국의 중고 명품 시장 규모는 전체 명품 시장 규모의 5%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본 등 선진국의 명품 거래 시장 대비 중고 거래 시장 비중이 20~30%인 점을 감안할 때 중국 중고명품 거래 시장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품 식별 플랫폼인 유서이파이(優奢易拍) 등이 공동 발표한 '중국 중고 사치품 시장 발전 연구보고서(2020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중고 명품 시장에 대한 관심도는 전년 동기 대비 57%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고 명품 시장이 2025년에는 수조 위안 규모를 형성하면서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해당 보고서는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