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지난달 북·중 간 일부 화물열차 운행이 시작되면서 양국 간 무역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외화 대비 북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6일(현지시각) 북한 전문매체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최근 비공식 환율 통계에 따르면 미국 달러 등 외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북한 원화 대비 외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매체가 조사한 북한 환율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 8일 미화 1달러를 북한 원화 4700원이면 바꿀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1월 21일에는 5000원으로 올랐고, 1월 28일 6000원으로, 또 최근 통계인 지난 11일에는 6400원으로 급등했다.
같은 시기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 역시 635원에서 660원, 1월 28일 860원까지 올랐으며, 2월 11일 기준 810원으로 1위안 당 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RFA와의 통화에서 북중 무역재개 확대에 대한 기대 심리가 외하 가치 상승을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브라운 교수는 "열차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들어갔고, 무역이 재개됐다"며 "앞으로 무역이 계속될지는 의문이지만 북한 무역상들은 점차 무역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해 중국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더 많은 달러, 위안화를 보유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경을 폐쇄한 지 약 2년 만인 지난달 16일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동으로 화물열차가 들어간 정황이 포착됐다.
이후로도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목격되면서 곧 북중국경 봉쇄가 풀리고, 무역이 정상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말 RFA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화물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서 "무역회사 관계자들과 돈주들의 달러 수요가 증가해 외화 가치도 오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소식통은 1월 중순까지만 해도 환율이 1달러 당 4000원선에 머물렀는데 중국에서 화물열차가 들어온 이후 이틀만에 달러 가치가 1000원이나 올랐다고 전했다.
브라운 교수는 외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경이 개방돼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어날 경우 돈주나 부유층들은 외화 가치 상승으로 혜택을 보게 되지만 원화를 사용하는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는 식료품이나 생필품 구매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달러를 많이 갖고 있는 돈주나 부자들은 이를 팔지 않고 저금해 두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좋은 상황이 된다"며 "반면 북한 원을 가진 일반주민들은 비싼 수입품을 사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과 러시아 관리들이 최근 잇따라 회담을 가지면서 북중 무역재개에 이어 북·러 간 무역재개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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