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국가로부터 받은 보조금으로 직업훈련시설을 설치했다가 이를 매각했다는 이유로 보조금 반환명령을 받은 한국지엠(GM)이 불복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한국지엠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22억3400만여원의 보조금 반환명령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2018년 2월 19일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모습. yooksa@newspim.com |
한국지엠은 2007년부터 3년간 고용노동부가 시행하는 직업능력개발사업(컨소시엄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원금 총 32억5500만원을 지급받아 군산시에 공동훈련시설인 군산기술교육원을 설치해 운영했다.
이후 한국지엠은 2019년 5~6월 군산공장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군산기술교육원도 함께 매매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듬해 8월 한국지엠에 "훈련시설 매각에 따라 해당 시설에 지원된 시설·장비비 잔존가액에 대한 보조금 22억3460만원을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운영규정(고용노동부 고시)에 의하면 '6년의 의무이행기간이 완료되기 전 컨소시엄 사업을 종료하거나 의무이행기간 중 사업종료 및 지원금 반납을 의결한 경우'만 지원금 반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6년의 의무이행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지원금 반납의무가 발생하지 않음을 명확하게 규정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로서는 6년의 처분제한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그 처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보조금 교부시점으로부터 약 9년이 경과한 후 훈련시설을 매각한 것은 보조금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보조금 반환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반환명령의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고용노동부의 보조금 반환명령은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고가 보조금을 투입해 훈련시설을 설치한 후 약 9년 동안 보조금 교부 목적에 맞게 운영한 점, 훈련시설 매각은 원고의 군산공장시설 매각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처분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일반적인 사업 중단의 경우와 같이 훈련시설 잔존가액 상당 금액 전액을 반환하도록 명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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