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기업들이 우려보다 견실한 실적 성적표를 공개했지만 공포로 얼어붙어버린 투자심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S&P500 편입기업의 85% 정도가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어닝스 스카우트에 따르면 지난 4분기 기업들은 전년 대비 28% 정도의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3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양호한 성적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전환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짙어진 불확실성에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시장 심리를 추적하는 CNN 비즈니스의 공포 및 탐욕 지수는 20일(현지시각) 기준 37로 '공포(fear)'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지수는 63으로 '탐욕(greed)'의 영역이었다.
CNN비즈니스 공포&탐욕지수 [사진=CNN홈페이지] 2022.02.21 kwonjiun@newspim.com |
영국 투자회사 래스본즈 멀티에셋 투자대표 데이비드 쿰스는 "시장이 (어떤 변수에도) 하락하길 원하는 것 같은 모습"이라고 말했다. 웬만한 호재는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쿰스는 현재로서는 40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 지표와 연준의 금리 인상 불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WS 최고투자책임자(CIO) 데이비드 비앙코는 어닝 시즌이 거의 마무리된 현재 미국채 시장에서도 매도세 가속 여부가 가장 불안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물가 통제 능력을 두고 채권 시장이 신뢰를 잃을까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채 10년물을 던져버려 가격과 반대되는 수익률이 치솟으면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축소돼 매도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역시 불안한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 사태라는 지정학 위기를 간과하기에는 석유 및 가스 가격에 대한 러시아의 시장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뛰는 유가 때문에 인플레 전망이 악화되면 연준의 긴축 속도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
CNN은 연준이 오는 금요일(25일) 발표될 미국의 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주시할 것이라면서, 만약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증시가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한 트레이더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2.21 kwonjiun@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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