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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대한항공 푸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 운수권 반납…노선 경쟁 '본격화'

기사등록 : 2022-02-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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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기간 10년 부여…'준비 부족' LCC에 '청신호'
구조적 조치 이행 어려울 거란 우려 최소화한 듯
해외 심사 영향은?…"레퍼런스" vs "문제삼는 계기"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양사가 독과점했던 노선이 본격적으로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뉴욕, LA, 시애틀 등 주요 미주 노선은 물론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 등 유럽 노선까지 운수권과 슬롯 반납이 불가피해지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시장 진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시정조치 이행기간 10년 '이례적'…LCC 진입 준비 고려한 듯

2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신청에 대해 '기업결합일로부터 10년'을 시정조치 이행기한으로 부여했다.

통상 3~5년의 이행기간을 부여하는 데 비해 10년은 이례적이다. 양사의 50% 이상 독점노선에 신규 진입 사업자들이 들어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 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 독과점 노선에 대해 슬롯(특정 시간대에 공항을 이용할 권리)과 운수권을 반납시키더라도 이를 가져갈 사업자를 찾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금사정이 열악해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중장거리 노선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결국 슬롯, 운수권을 반납하라는 구조적 조치를 이행하지 못한 채 시정조치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보완한 조치가 나오면서 LCC들은 장거리 노선 취항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까지 중대형 기종인 A330-300 1호기 도입을 완료하고 상반기 내로 3호기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시드니 등 운항을 추진하는 데 더해 런던, 파리 등 서유럽과 LA, 뉴욕 등 미국 본토 운항이 가능한 대형기 도입 검토에도 착수했다. 대형항공사(FSC) 통합에 따른 슬롯 재배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보잉 B787-9를 운영 중인 에어프레미아 역시 슬롯과 운수권 반납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해 B737-800 50대를 갖출 때까지 단일 기종을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진입이 가능해진 중장거리 노선에 대한 진입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 구조적조치 이행 가능성 ↑, 대한항공 노선 반납 불가피…"해외기업결합심사 부정적" 우려도

반면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노선별 점유율을 계산해 내린 구조적 조치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구조적 조치 기간 역시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면서 이행이 어렵다는 주장도 어렵게 된 셈이다. 인천~뉴욕·LA·시애틀, 인천~바르셀로나, 인천~장자제, 인천~시드니, 부산~나고야 등 100% 독점 노선뿐만 아니라 50% 이상 과점 노선에 대해서도 50% 초과분에 대한 반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양사 단순 결합을 통해 독과점 지위를 강화하려 했던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다만 해외 기업결합심사가 변수로 남아 있다. 만약 현재 심사 중인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일본, 중국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기업결합 불허 결정이 나온다면 양사 합병은 어려워진다.

우리 경쟁당국의 결론이 해외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이다. 공정위가 예상보다 훨씬 더 꼼꼼한 분석과 조치를 부과하면서 해외 경쟁당국 역시 조건부 승인을 할 수 있는 주요 참고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국내 기업을 들여다보는 공정위가 이처럼 까다롭게 이번 사안을 살피면서 해외에서도 문제가 있는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긴 이행기간을 부여해 LCC들에게 기회를 준 측면이 있고 대한항공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줬지만 그만큼 노선 반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라며 "다만 우리 경쟁당국이 원팀으로 해외 심사에 대비하기보다는 어느 때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하면서 해외에서도 이번 기업결합에 대해 문제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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