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일동제약이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선 '오너 3세'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윤 부회장은 주요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매출 1조원을 주도할 전망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일동제약 제공] |
◆R&D 비용 꾸준히 증가...지난해엔 매출액 대비 18.5% 투입
2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 손실이 555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이익 감소에 대해 연구개발비 증가를 꼽았다.
윤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부터 일동제약은 꾸준히 R&D 비용을 늘리고 있다. 윤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윤용구 회장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홀딩스 회장의 장남이다. 일동제약엔 2005년 상무로 입사해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3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윤 부회장은 2016년 8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분할을 통해 생긴 신설기업 일동제약의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윤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전인 2016년 일동제약의 R&D 비용은 212억원(매출액 대비 10.5%)에 불과했으나 ▲2017년 483억원(매출액 대비 10.5%) ▲2018년 547억원(10.9%) ▲2019년 574억원(11.1%) ▲2020년 786억원(14%) 등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082억원(18.5%)으로 폭증했다.
◆주요 파이프라인 바탕으로 매출 1조원 주도
윤 부회장의 R&D에 대한 관심은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취임 첫 해인 2017년 대한민국 28호 신약인 B형 간염 치료제 '베시보정'을 개발했다. 일동제약의 첫 신약이었다.
[사진=일동제약 제공] |
이 기세를 몰아 일동제약은 201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일동제약의 2018년 이후 매출은 ▲2019년 5168억원 ▲2020년 5610억원 ▲2021년 5591억원 등이다. 윤 부회장은 향후 '매출 1조원'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만 굵직한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이 예정돼 있다. 먼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경우 독일에서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에 진행 중이다. 2026년 당뇨병 시장은 약 10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도 2분기 내 임상 시험계획(IND) 신청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는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 된 제품이 없어 개발에 성공 한다면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은 2026년 약 25조원으로 추산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와 안구건조증 치료제도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IND 신청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이 외에도 습성황반변성 치료제, 녹내장 치료제 등을 다양한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 중이다.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은 2월 안에 종료될 계획이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