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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이어 벤츠도 '디젤'로 털썩…디젤차 축소 가속화

기사등록 : 2022-02-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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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배기가스 조작 벤츠에 202억 과징금 부과
지난해 수입차 중 디젤차 비중 전년비 반토막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도 배기가스 조작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디젤차의 입지가 더욱 축소되고 있다. 특히 이들 수입차업체들이 '클린디젤'이라고 과대광고를 해오다 과징금을 받은 만큼 클린디젤이 허황된 이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에 20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배출가스 저감 성능을 조작한 광고를 게재했다는 것이 이유다.

벤츠 코리아 천안 전시장 전경 [사진=뉴스핌 DB]

◆ '클린디젤' 과대광고한 벤츠, 폭스바겐 이어 과징금 철퇴

벤츠코리아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자사의 경유 승융차가 질소산화물을 90% 줄인다고 광고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에서 제공한 광고 문구를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광고했다. 브로셔와 매거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최첨단 블루텍 배기가스 후처리 기술로 질소산화물을 최소치인 90%까지 줄였다', '모든 C-클래스 모델은 유로6 배출가스 규제의 엄격한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을 광고한 것이다.

하지만 벤츠의 차량에는 배출가스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탑재돼 실제로는 질소산화물을 90%까지 줄이지 못했다. 시동을 건 뒤 이에 공정위는 벤츠가 허위나 과장의 범위를 넘어선 광고를 했으며 대기환경보전법에도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벤츠는 20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로 373억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후 최대 금액이다.

폭스바겐에 이어 벤츠까지 과징금을 부과받으면서 수입차업체들로부터 시작된 디젤게이트는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벤츠는 소비자들이 소송 준비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손해배상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으로 소비자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힌 점이 인정됐고 법원은 폭스바겐에 차주 1인당 1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벤츠 역시 배출가스 조작 및 허위광고, 요소수 탱크 크기 담합으로 차주들이 소송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공정위의 서면결의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며 "결의서가 나오는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줄어드는 디젤차 시장...디젤게이트로 가속화되나

폭스바겐에 이어 벤츠까지 배기가스 조작 사실이 드러나면서 디젤차 시장은 더욱더 축소되는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업체에서 탄소중립이 핵심 과제로 자리잡은 가운데 지난해 요소수 대란까지 겹치면서 업체에서도 점점 디젤차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실제로 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디젤차는 3만9048대가 판매되며 전년도의 7만6041대에 비해 48.6%가 줄었다. 수입차업체들의 전동화 전략에 따라 1년 만에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하이브리드(HEV)는 103.9%로 두 배 이상 늘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도 각각 88.2%, 88.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른바 '탈(脫) 디젤 전략'을 두고 수입차들의 행보는 갈리고 있다. 벤츠와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은 디젤의 비중을 점차 줄여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디젤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벤츠도 전체 모델 중 디젤모델 판매 비중이 지난 2018년 36%에서, 2019년 28%에 이어 지난 2021년에는 17%로 줄었다.

반면 볼보자동차는 지난 2020년 수입차 최초로 디젤 엔진을 전면 배제하면서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디젤 엔진 배제 직전인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볼보의 판매 차량 연료 비율은 디젤이 52%, 가솔린이 40%, 하이브리드 8% 순이었다.

한 수입차업체 관계자는 "디젤 차량 생산 배제까지는 아니지만 전기차 비중을 늘리면서 자연스레 디젤차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디젤차의 비중이 높다. 그런데 환경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배기가스 조작이라는 편법을 쓴 것"이라고 지적했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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