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신한금융그룹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분기배당 정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다른 금융그룹에도 분기배당에 도입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금융그룹에서 1분기 내 분기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분기배당 정례화에 나선다. 이태경 신한금융 재무부문장은 "작년부터 실시한 분기배당을 올해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고,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도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수준의 동일 배당 계획을 향후 실행할 것"이라고 했다.
KB금융·신한·우리·하나금융그룹 사옥. (사진=각사) |
신한금융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한 뒤 금융당국과의 논의·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금융그룹 중 최초로 분기배당(주당 260원)을 결정, 분기배당 정례화를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신한금융의 이 같은 행보에 이어 타 금융그룹도 분기배당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금융그룹 모두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인한 주가부양 의지가 큰데다,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의 배당제한 조치가 풀리면서 배당 확대 분위기도 형성된 터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작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 정례화 도입에 대한 질문에 "주주가치 증대 도움 된다면 분기배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단순히 연간 배당 분할 지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주주환원 효과가 나타나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우리금융그룹도 분기배당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담당 전무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분기배당 도입 가능성에 대해 "작년에는 중간배당과 관련해서 명확화 돼 있지 않았다"라며 "이번에는 중간배당 기준 등을 명확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결국 배당을 정례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라며 "타 그룹들이 실시한다면 결국 다른 그룹들도 정례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나·우리금융의 경우 분기배당을 위해선 정관 변경 작업과 금융당국과의 논의, 이사회의 결의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KB금융그룹도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30% 수준으로 향상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KB금융의 경우 마음만 먹으면 분기배당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경우 충분한 자본으로 주주환원 여력을 갖추고 있고, 분기배당 실시를 위해 따로 정관 변경을 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결산 실적에 따른 총 배당액은 3조7505억원으로 2020년보다 64% 급증했다. 배당 지급액은 올해도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4대 금융그룹의 올해 당기순이익 합계 전망치 평균이 1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6%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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