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이 박빙 양상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없는 대선 완주' 입장은 강경한 상황이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닌 '아예 없다. 끝이 났다'고 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1차 마지노선을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28일 이전, 이때까지 진전이 없다면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 전까지를 2차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단일화 불씨는 선거일 전인 3월 8일까지도 꺼지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다만 안철수 후보가 70억~80억원 가량으로 알려진 특별 당비를 납부한 것에 비춰 현재에도 지속되는 단일화 촉구 움직임과 압박은 국민의당 내부에서 '의미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도산 안창호기념관을 찾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2.02.24 photo@newspim.com |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25일 기자와 통화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은 이미 일요일(20일)에 끝났다. 오늘도 나오고 있는 단일화 촉구 이야기들은 다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불필요한 그리고 소모적인 단일화 논쟁은 접고,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과 생존 전략 그리고 경쟁력 있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논의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야권 단일화 결렬을 선언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100% 여론조사 방식의 야권 단일화를 국민의힘에 제안했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이를 거절하고도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은 것이 단일화 결렬 선언에 영향을 미쳤다.
안 후보의 대선 완주 의사를 뒷받침하는 요건으로는 최근 그가 낸 '특별 당비'가 거론되기도 한다.
양당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국민의당과 합당 실무 협상 당시 국민의당의 빚을 모두 승계해주겠단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당은 의석 3석인 당의 규모 때문에 살림살이 면에서는 거대 양당에 비교가 불가하고 선거 비용 면에서도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정가에서는 안 후보가 입장을 선회하고 자신의 사비를 풀었다는 것을 두고 '야권 단일화를 정말 하지 않으려는 것인가'란 관측을 불러오고 있는 상황이다. 안 후보가 다당제를 계속 외쳐온 행보와도 맞물린다는 진단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관계자는 "수백억원씩 국고보조금을 받고 선거를 치르는 당도 아니다. 후보가 일단 사비를 털었다. 우리는 지금 선거 완주 의지를 가지고 뛰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안 후보가 특별당비를 납부한 것은 맞다"면서도 "특별당비의 금액을 공개하는 당이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낸 금액은 70~8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당이 구체적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당 전 지역위원장 40여명이 야권 단일화 촉구 및 윤석열 후보 지지선언을 하기로 알려진 데 대해서도 "우리 당과 전혀 관계가 없다. 상황을 그렇게 만들어 뭔가 (단일화와 관련) 메이킹을 하려는 거 같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가 전방위에서는 윤석열 후보에게 단일화 결단의 시점이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번 주말 두 후보가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매주 일요일 중요한 결단을 발표한다. 안 후보가 '일요일의 남자' 수식어를 받는 것을 봤을 때 오는 27일이 두 후보와 관련 중대 발표의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따라붙고 있다.
다만 안 후보는 두 사람의 회동설이 나오는데 대해 "그런 계획이 없다"고 일찍이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단일화 이야기는 대부분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주변 이들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다"며 "본인이 대선 완주를 하시겠다고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2.21 photo@newspim.com |
윤석열 후보는 안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해야 한단 요구가 계속되며 큰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미 단일화 필요성에 냉랭한 국민의당과 달리 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단 희망을 견지하고 있다.
이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내 야권 단일화 압박은 대선이 3파전이나 4파전이 되면 표가 분산될 수 있고 결국 그것 때문에 0.1%p로라도 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비해 지지율 우위를 보이고 있긴 하나 그럼에도 오차 범위 내 혼전 양상이 이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양당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로는 '대리인의 부재'가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거친 언사로 이태규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이 폭로전을 하는 등 갈등은 빚었으나 이 대표를 제외하고는 표면상 안 후보를 저격하는 국민의힘 인사는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내부에는 안 후보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이 더 많다는 전언 역시 많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바텀업을 하기 시간이 부족하면 톱다운이 충분한 것이 아닌가"라며 윤 후보의 결단에 단일화 향방이 남아있다는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즉 국민의당의 협상 결렬 선언은 대리인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른바 '거간꾼'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데 따른 부작용이었던 셈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기자와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사이에 있는 중진 내지 거간꾼들은 그 사이에서 어떻게든 단일화 견인으로 자신의 몸값을 높여보고 싶어 했던 것 같다"면서 "윤 후보가 직접 움직이지 않는 이상 의미가 없을 가능성은 높다. 윤 후보가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말라는) 단속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제가 결렬을 선언했을 때는 이미 (단일화 마지노선) 시간이 다 지난 다음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윤석열 후보와 만남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되는가"란 질문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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