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미국 군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한 데 대해 중국이 "공개적 선동"이라며 반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東部戰區)는 2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 구축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공개적 선동에 나섰다"며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병력을 동원해 미 군함의 모든 행동을 경계했다"고 밝혔다.
[사진=신징바오(新京報)] 미 군함의 26일(현지 시간)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東部戰區)는 "미국이 공개적 선동에 나선 것"이라며 반발했다. |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날 8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로 보내는 공중 무력 시위를 벌였다.
동부전구는 또한 성명에서 "미국이 이같은 도발 행위를 한 것은 '대만 독립' 세력을 지지하고자 한 것"이라며 "이것은 위선적인 것이자 헛수고"라고 지적했다. 동부전구는 고도의 경계 태세를 실시간으로 유지하면서 국가 주권 안전과 지역 평화를 수호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앞서 미 해군 7함대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대만 시간으로 26일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랠프 존슨함이 국제법에 따라 대만해협을 통과했으며, 이는 정례적 차원이라고 밝혔다.
미 군함은 과거 1년에 한번 수준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 22일에도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인 듀이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미 군함의 잦아진 대만해협 통과에는 미국의 대만 지지 신호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만 보호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군사 전문가 린잉유(林穎佑) 중산(中山)대학교 교수는 대만 중앙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 "미 군함은 항해 기간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켜고 외부에 움직임을 알 수 있도록 했다"며 "미국이 현 시각에 대만해협을 지나간 것은 중국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충돌해도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느슨해지지 않을 것'이라 말하고, 동시에 '동맹국가에 미군이 계속해서 해상 순시를 유지하고 지역 안보를 수호하고 있다'고 말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중화전략협회(中華戰略前瞻協會) 제중(揭仲)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 취임 이후 미 군함은 14회에 걸쳐 대만해협을 통과했지만 이번의 통과는 과거 13회 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인도·태평양 동맹국 및 파트너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는 것. 무력을 드러냄과 동시에 미국이 지역 동맹국과의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중 연구원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미국이 이 같은 행동을 취한 것은 베이징에 '이번 기회를 틈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력한 군사적 행위를 취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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