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정부가 미국 제재 대상인 7개 주요 러시아 은행과의 금융거래를 일체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후 시중은행에서 러시아로의 유학생 송금 등을 놓고 혼선을 빚고 있다.
금융당국은 제재 유예기간인 26일까지는 러시아 은행과의 송금 거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중은행들은 사실상 러시아 제재 은행으로의 송금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과 기업 주재원이 금융애로를 겪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이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2022.02.23 photo@newspim.com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7개 주요 러시아 은행 및 자회사 가운데 PSB, Novikom 등 2개 은행 및 자회사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일체의 금융거래 중단을 결정했다. 다만 VEB 은행은 오는 24일까지, Sberbank, VEB, VTB, Otkritie, Sovcom 은행 및 자회사에 대해서는 오는 26일까지 그 조치를 유예했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시중은행에서 러시아로의 송금은 어려운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특별지정 제재대상(SDN)으로 지정된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제한해 사실상 송금이 중단됐다. 다만 국민은행 관계자는 "SDN으로 지정된 러시아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며 "수출입 기업들의 기존 계약에 따른 거래 등 제재 대상 은행들과의 불가피한 금융거래는 제재 조치에서 부여된 유예기간에 한해서 거래 가능 여부를 은행에서 판단해 제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5일부터 러시아 제재 은행으로의 송금이 중단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해외자산통제국(OFAC)에서 제재 리스트를 공시한 이후 해당 러시아 은행으로의 송금 자체가 안된다"고 전했다.
농협은행도 원칙적으로 송금이 중단된 상태다. 농협은행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주요은행에 대한 송금 및 수출입 원칙적 거래가 중지됐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러시아 주요 은행에 대한 금융거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재 대상이 아닌 은행과는 거래는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이 제재 리스트에 은행을 포함시킬 때마다 거래 중단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우리은행은 5개 은행에 대해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PSB, Novikom 등 2개 은행에 대해선 금융거래가 중단했지만, 나머지 5개 은행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며 " 다만 유예기간을 둔 은행과의 거래는 26일까지 모든 조치가 완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대 주요 시중은행을 통한 러시아 유학생과 주재원에게 송금된 자금은 624만7438달러(약 75억원) 규모다. 러시아 은행으로의 송금이 중단되면서 러시아 내 우리 국민이 학업이나 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유예기간인 26일까지 러시아 5개 은행으로 송금거래가 가능하다며 은행들에 대한 지도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본점에서는 유예기간을 알고 송금 처리가 되는 반면 지점의 경우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케이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예기간 동안 고객 피해가 최소화하도록 은행 송금거래 등에 대한 지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송금 거래를 종료하는데 유예기간을 부여한 것이지 신규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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