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안그래도 공급난으로 가격이 치솟는 상황인데, 전세계 공급량의 7%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니켈 공급량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서방세계의 대(對)러시아 경제 및 금융제재가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러시아에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의 10%를 보유한 생산량 3위 국가이자 전 세계 1위 니켈 생산업체인 노르니켈이 있기 때문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로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해 가격이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니켈 가격이 천정 없는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네츠크 로이터= 뉴스핌] 구나현 기자 =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위치한 주택이 포격을 받아 불에 타고 있다. 2022.03.02 gu1218@newspim.com |
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니켈 가격은 지난 1일 기준 톤(t)당 2만545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20% 뛰었고 지난해 3월(1만6000달러)과 비교하면 1.5배나 올랐다.
여기에 노르니켈이 본격적인 경제 제재를 받아 수출이 막히게 되면 전 세계 니켈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립 사태 때도 니켈 가격이 급등하며 6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러시아 니켈 의존도가 높지 않고 대부분 소재 업체들과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당장 원가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세계 공급량이 한정돼 있고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7%가 증발하면 전체 니켈 가격을 끌어올리게 돼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업계는 우려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지난 10년간 니켈 가격 추이 [표=한국자원정보서비스] 2022.03.02 yunyun@newspim.com |
더욱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배터리에 니켈 함량을 높이는 '하이니켈'로 배터리 기술을 심화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고심 거리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개발을 통해 니켈 함량을 80~90%까지 높였다.
이에 따라 니켈 소요량 증가는 타 광종 대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1대당 니켈 소모량은 올해 36kg에서 2030년 41kg으로 예상된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이차전지용 니켈 수요가 금속 기준 2025년 84만1000톤, 2030년 237만톤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올해(38만5000톤) 대비 각각 2배, 6배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해외 광산업체와 장기계약 체결, 지분 투자 등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한 노력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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