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화 기자 =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에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적극 검토하고 나서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직 정점이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있으나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일 일상회복지원위원회(일상위) 회의에 이어 3일에도 분과별 의견을 서면으로 수렴했다. 여기에서는 오는 13일까지인 현행 '사적 모임 6인·영업 제한 오후 10시'를 '6인·11시' 또는 '10인·12시'까지 완화하는 방안이 다양하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거리두기 조정안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최종 확정, 발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새 8만명 늘어난 21만9241명 발생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사망자는 96명 발생했다. 2022.03.02 kimkim@newspim.com |
이와 관련 강한 전파력 대비 독성이 약한 오미크론 특성상 계절 독감(인플루엔자) 수준 관리로의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한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지만 방역 전환 시점이 빠르다는 의료계 지적도 쏟아졌다.
방역당국은 유행 정점을 이달로, 신규 확진자를 최대 35만명까지 예측했다. 다만 여전히 오미크론 확산의 끝을 내다보기 힘든 데다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낮아지는 치명률에 반비례해 하루 사망자 수는 연일 최대치를 찍고 있다.
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9만8803명으로 2일 역대 최대치 21만9241명에 이어 20만명을 육박했다. 같은 날 신규 사망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역대 최다인 128명을 기록했고 위중증 환자도 766명으로 여전히 700명대를 훌쩍 넘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는 9일 코로나19 중환자가 1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달 중순 최대 2750명에 이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당국은 이 수준이면 현재 의료체계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으나 오미크론 정점 시기, 사망·위중증자 수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게 문제다.
그러나 당국은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을 감안할 때 거리두기 강화에 대한 효율성 자체가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부는 일상위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모임 인원 8인 또는 10인, 영업제한 오후 11시 또는 12시로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안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상위의 경제 분야 위원 측은 영업시간 전면폐지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부겸 국무총리 겸 중대본부장은 "분과회의에서 논란이 많았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반대하고 있지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몇 달째 방치하는 꼴로 조정을 해야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높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전국적으로 방역패스를 중단시켰고 확진자 동거 가족 격리의무도 없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제 유행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바이러스가 널리 퍼져 정점 시기를 당기고 유행 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희생자는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자영업자 표를 의식한 방역 완화 추진이라는 비판도 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