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의 증인신문이 약 2주 만에 재개된 가운데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 환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실무자가 크게 질책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또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에 대한 12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영학 회계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3.07 hwang@newspim.com |
이날 재판에는 지난 2015년 2월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개발사업1팀에서 파트장으로 근무했던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공모지침서 검토 경위에 대해 "공고가 나가기 하루 전 요청을 받고 공모지침서를 검토했다"며 "(같은 팀 개발계획파트 차장) 주모 씨가 개발사업 1·2팀에서 검토한 내용을 취합해서 보고한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주씨가 검토 내용을 취합해 전략사업실인지 모르지만 갖고 나갔고 깨졌다'는 이씨의 검찰 조사 진술을 언급하며 당시 상황에 대해 질문했다.
이씨는 "(주씨가) 다녀와서 얼굴빛이 좋지 않았고 '가서 많이 혼났다', '검토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주씨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인지 물었으나 이씨는 "그건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다만 "공모지침서는 전략사업팀에서 작성을 했으니 그곳에 가서 협의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전략사업팀에서 주씨를 질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정민용·유동규 피고인과 김민걸 회계사(당시 전략사업실장) 외에는 없는데 이 3명 중에서 질책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고 다시 캐물었고 이씨는 "실무진에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이라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이씨는 "그건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성남도개공 직원 박모 씨도 지난 1월 24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발사업1팀에 있던 차장 주씨가 정민용 변호사에게 공모지침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가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았다고 들었다"며 "주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총 맞았다'라는 표현을 썼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서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실무자 의견을 배제하고 해당 조항을 삭제해 민간 사업자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도왔다고 보고 있다.
한편 피고인 중 1명인 정민용 변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재판에 불출석했다. 정 변호사 측 변호인은 기일 연기를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정 변호사에 대한 변론을 분리하고 재판을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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