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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북한 신형 ICBM 전 세계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

기사등록 : 2022-03-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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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7형' ICBM 발사 임박
한·미 군 당국, 대북정찰 강화
1만5000km '전 지구 사정권'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 이전에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정찰위성 엔진 실험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군과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초 신형 ICBM '화성-17형' 성능시험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직접 찾아 재건 확장을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이에 앞선 10일에는 김 위원장이 국가우주개발국을 시찰하고 5년 안에 다량의 정찰위성을 배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시찰에서 "군사 정찰위성 개발과 운용의 목적은 남조선과 일본, 태평양상에서의 미 제국주의 침략 군대와 그 추종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행동 정보를 실시간 공화국 무력 앞에 제공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화성-17형을 처음 공개하고 있다. 사거리 1만5000km를 비행하게 되면 전 세계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군 정찰위성·신형 ICBM' 엔진 시험 유력

북한 전문가들은 일단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주목한다. 국가우주개발국과 서해위성발사장을 직접 찾은 것을 두고 4·15 태양절을 계기로 정찰위성 엔진 시험이나 여러 개의 정찰위성을 띄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국방과학발전과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2021∼25년)에서 미국 본토까지 포함되는 1만5000㎞ 사정권 안의 타격명중률 제고를 비롯해 ▲수중과 지상 고체엔진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극초음속 무기 도입 ▲초대형 핵탄두 생산 ▲군사정찰위성 등을 주요 핵심 과업으로 설정했다.

북한이 군 정찰위성을 띄울 때 신형 ICBM 화성-17형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형 ICBM 엔진 시험에도 성공하고 군 정찰위성도 제대로 띄우겠다는 것이 북한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이 신형 ICBM 엔진 시험을 하면서도 순수한 위성발사체를 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군과 정보당국이 자꾸 신형 ICBM만 주목하는데, 사실은 군 정찰위성을 발사하면서 초대형 장거리 로켓인 화성-17형 엔진 시험을 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북한이 24일 오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했다. 화성-17형은 1만5000km급으로 전 지구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 [그래픽=뉴스핌]

◆사거리 1만5000km "지구 어디든 타격 가능" 

화성-17형은 사거리가 1만5000km로 북한이 말하는 '전 지구권'이 사정권에 들어온다. 화성-15형은 사거리가 1만3000km로 북한에서 쏘면 알래스카를 경유해서 미국 본토로 들어가는 개념이다.

하지만 사거리가 1만5000km가 되면 북한에서 어느 방향으로 쏘든 지구 어디든지 타격하거나 도발을 감행할 수 있게 된다. 북한에서 주장하는 '전 지구권 타격 로켓'인 것이다.

이러한 초대형 화성-17형 엔진이 고도 400~1000km의 군 정찰위성 몇 개를 궤도에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북한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화성-17형 엔진 시험만 성공하면 사실상 신형 ICBM 개발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번 화성-17형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1만5000km ICBM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북한 미사일 권위자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지난달 '한반도 평화포럼'에서 "다탄두 개별 목표 설정 재진입체(MIRV) 시험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군 정찰위성 시험 등이 진행 중인 것 같다"고 관측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2016년까지는 장거리 로켓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다"면서 "6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충분히 실용위성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만족할만한 기술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엔진 시험만 남아   

미 헤리티지재단은 2021년에 이어 2022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ICBM 수준과 관련해 대기권 재진입체가 충분히 정상 작동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고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헤리티지재단의 2022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미국과 연합국 정보기관들은 북한이 이미 탄두 소형화, 중거리 미사일 핵 탑재 능력, 미사일로 미국 대륙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미측은 그동안 북한이 ICBM의 핵심인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완전히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해 왔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2027년까지 200개의 핵무기와 수십 개의 ICBM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했다.

신형 ICBM 화성-17형은 화성-15형보다 직경과 길이가 커지고 MIRV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북한의 핵소형화 기술을 감안하면 최소한 탄두 2~3개 이상의 다탄두 형태로 진화됐다는 평가다.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으며, 이동식 발사차량(TEL)은 바퀴가 11축 22개였다. 길이는 25m 이상이며, 직경은 2.4~2.9m로 식별됐다. 특히 엔진 추력이 커지면서 직경이 다른 ICBM보다 대폭 굵어졌다. 1단은 백두산 트윈엔진 2~3세트로 추력은 160~240tf(톤포스)로 추정된다.

권 전 교수는 화성-17형과는 별개로 "김정은 정권이 궁극적으로 콤팩트한 크기의 고체연료 추진 ICBM 관련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ICBM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콤팩트화된 ICBM이 올해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kjw86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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