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 리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국내 판매되는 수입 전기차의 가격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5500만 원으로 책정된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전기차 대명사'로 통하는 테슬라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의 판매가격을 최대 200만 원 인상키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최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모델Y 퍼포먼스(8699만→8799만원)와 모델3 롱레인지(6979만→7079만원)는 100만원, 모델Y 롱레인지(7989만→8189만원)는 가격을 200만 원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4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0만 원 인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테슬라는 국내 외에 미국과 중국에서도 가격 인상을 실시했다. 미국에서는 모델Y와 모델3 롱레인지 세단의 가격을 각각 1000달러(약 123만 원)씩 올렸다. 중국에서도 동일 차종의 가격을 1만 위안(약 194만 원) 높였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12번에 걸쳐 판매가 인상을 진행했다.
테슬라 모델3 [사진=뉴스핌 DB] |
테슬라의 가격 인상 결정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 집계 결과, 니켈 가격은 t(톤)당 4만2995달러를 기록했다. 전월 평균 가격 대비 77.83%가 올랐다. 리튬 역시 킬로그램(kg) 당 9만821.22원으로 전월 평균 가격 대비 13.75% 오르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배터리는 여전히 전기차 가격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배터리 생산 비용의 70~80%는 원자재가 차지한다.
김필수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은 "테슬라는 전기차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며 "타사 브랜드의 경우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잃을 우려가 있다"고 했다.
실제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변동이 없다. 모델3 롱레인지와 모델Y 롱레인지의 국고 보조금은 315만 원이며, 8500만 원 보조금 상한선을 초과한 모델Y 퍼포먼스는 기존과 똑같이 보조금을 받지 못 한다.
이 때문인지 테슬라를 제외한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 전기차 판매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연식변경을 할 때 차량 가격이 변동되는 경우는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전기차 가격을 올리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한 BMW 역시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 볼보 등도 마찬가지다.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전기차를 판매하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는 달리 테슬라는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를 팔며 수익을 낸다. 일반 브랜드와 테슬라의 전기차 관련 정책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대부분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자동차를 친환경 자동차 판매 의무제도나 정부 보조금 정책에 발을 맞추기 위해 판매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테슬라와는 다른 기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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