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러시아가 오는 6월 말까지 밀 등 주요 곡물과 설탕을 유라시아경제연합(EEU)으로 수출하지 않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EEU에 밀·호밀·보리·옥수수 수출을 6월 30일까지 금지하고, 백설탕과 원당 수출은 8월 31일까지 금지하는 내용의 명령에 서명했다.
러시아 야로슬라블주 로스토프 네드비고프카 마을의 밀 밭. 2021.07.13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빅토리야 아브람첸코 부총리는 다른 국가에는 수출 할당 범위 내에서 개별적으로 허가를 받은 무역상에 곡물 수출을 계속 허용한다고 밝혔다.
EEU는 러시아와 옛 소련 구성 국가인 벨라루스·카자흐스탄·아르메니아·키르기스스탄 등으로 구성된 경제 연합체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외부 제약에 따른 국내 식품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세계의 각종 제재로 국내 식량 사정이 악화될 것을 우려한 선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가 옛 소련 구성 국가에 한정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식량난이 심화될 수 있어 우려된다.
러시아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16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5월물 밀(소맥) 선물은 58센트 오른 부셸(27.2㎏)당 11.54달러 선에 거래를 마쳤다. 일간으로 5.56% 오르며 3월 4일 이후 최다 상승폭을 기록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9.75센트 오른 부셸당 7.58달러에 거래를 마친 반면, 대두 선물 가격은 11.75센트 내린 16.58달러 수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대두 가격이 하락한 것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을 막기 위해 IT허브인 선진시 등 주요 도시들에 대한 봉쇄 조치를 펼치자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에서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부각된 탓이다.
농업 컨설팅 기업인 에이피케이 인폼(APK-Inform)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올해 봄 재배 면적이 39% 감소하며 곡물 생산량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세계 최대 밀 수출국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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