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민변은 16일 성명서를 통해 "국민통합과 화합이라는 미명 하에 이뤄지는 '범죄자의 정치적 사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표명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윤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03.16 photo@newspim.com |
민변은 "윤석열 당선인은 당선증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명박 사면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이명박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구속케 한 장본인이기까지 한 당선인이 이제 사면을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선인 측은 사면의 이유로 국민통합과 화합을 주장하나 이는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하다"며 "임기 중 대통령의 권한을 활용해 뇌물을 받고 사익을 추구한 범죄를 용인하고 이를 특별사면함으로써 국민통합과 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은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모독하는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변은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윤 당선인의 요구를 수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특별사면은 사면권자의 의지가 특정인과 특정사건에 대해 직접 개입됨에 따라 소위 정치적인 빚을 청산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사면권 행사가 갖는 문제점을 인지했고 2017년 발의한 개헌안에서 대통령 사면권 행사의 제한을 포함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이는 스스로 국민 앞에 약속한 원칙과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사면에 이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민변은 "사면을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훼손하는 것임과 동시에 윤 당선인 측에서 내세운 사회 통합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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