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소가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문제 등 교육정책의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고교서열화의 주범으로 몰려 2025년 일괄 폐지를 앞둔 자사고 정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자율형사립고 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교회 앞에서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06.20 mironj19@newspim.com |
◆정시 확대 기조, 고교학점제와 상충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앞서 대입 정시 확대 공약과 자사고 존치, 고교학점제 시행 유보 등을 내세운 바 있다. 공정을 기조로 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비중을 확대하고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는 취지다.
입시 비리를 감시하는 암행어사제를 도입하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적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2025년 전면 적용을 목표로 추진한 고교학점제와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 등 고등학교 체제 개편 계획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대입에서 과목 이수 경로 등을 인정받는 제도다. 윤 당선인이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입제도 개편과 함께 일부 개편될 가능성은 제기되고 있다.
고교학점제의 경우 현실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된 정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학교 안팎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과 학군, 교사 수준 등에 따라 학습 격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특정 학군의 쏠림이나 사교육 심화 현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윤 당선인의 핵심 공약인 정시 확대 정책과 학교생활기록부와 내신 중심인 고교학점제는 상충된다는 점에서 고교학점제 시행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7.09 pangbin@newspim.com |
◆ 자사고·외고·국제고 유지 가능성 높아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자사고·외고·국제고는 설립 취지와 달리 학교 서열화를 유발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앞서 2019년 서울 8개 등 전국 10개 자사고가 운영성과(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에 미달해 교육당국으로부터 지정취소 판단을 받았다. 교육당국의 처분에 반발한 일부 자사고들이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한 후 항소심 도중 교육청이 소송을 취하하면서 자사고 논란은 일단락됐다.
현 정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자사고·외고·국제고가 2025년 3월 일반고로 전환을 앞두고 있지만 정부가 바뀌면서 특목고가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윤 당선인이 학교 유형의 다양성을 강조한 만큼 시행령을 철회해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존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유지되면 고교학점제 또한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어렵다. 학교 간 격차로 인해 고교학점제에 따라 수강 과목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고1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 전형부터 윤 당선인의 정시 확대 정책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은 이미 대학별 시행계획이 발표됐다.
현 고2가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은 시행계획은 다음 달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자사고 측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교육당국 한 관계자는 "차기 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교육의 다양성 등을 내세운 만큼 고교의 다양성도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차기 정부의 인수위원회와 관련 내용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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