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인턴기자 =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의 '문재인 대통령 퇴임사 반성문' 발언에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좋은 정치냐"며 사과를 요구했다.
채 위원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내로남불·편 가르기·독선 등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떠나보냈다"며 "대통령이 적어도 퇴임사엔 반성문을 남기고 떠났으면 한다"고 문 대통령을 직격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화상을 통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채이배, 배재정, 김태진 위원, 윤호중 비대위원장, 이소영, 조응천 위원, 박성준 비서실장. 2022.03.14 kilroy023@newspim.com |
이에 '친문'으로 분류되는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17일 입장문을 통해 "우리 모두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퇴한 당 지도부, 민주당 의원, 문 정부의 구성원, 나아가 비대위원들 역시 뼈아픈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있다"며 채 위원을 겨냥했다.
이날 입장문 발표에 참여한 의원은 고민정, 김승원, 김영배, 김의겸, 민형배, 박상혁, 윤건영, 윤영덕, 윤영찬, 이원택, 이장섭, 정태호, 진성준, 최강욱, 한병도 등 15명이다.
이들은 "이런 때 누구의 책임이 더 큰가 따지는 것은 내 책임을 조금이라도 가리려는 비겁함이다"며 "나만 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아지면, 우리 모두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 정부의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와의 전쟁, 일본 수출규제의 위기 등의 노력은 왜 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들은 "채이배 위원의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채 위원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비서관 출신으로 이날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퇴임사를 내면 거기엔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낼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퇴임사에 반성문을 쓰라니 이런 무례한"이라며 채 위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내 갈등이 지나치게 노골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런 정제되지 않은 말을 비대위가 쏟아내면 당의 분열을 가져올 염려가 크다"며 "채 위원 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기 때문에 당내 갈등이 노골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 현장 비대위가 있던 날 나온 채이배의 망언은 참기 어렵다"며 "이런 말을 제어할 수 없다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자격 미달"이라고 민주당 비대위를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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