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지난 1월 한 차례의 가격 인상 붐이 일어났던 데 이어 이달 초부터 또 다시 가격 줄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월 가격 인상 행렬의 포문을 연 것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이달 10일 모델3 듀얼모터 퍼포먼스와 모델Y 롱레인지, 모델Y 퍼포먼스 3개 모델 가격을 각각 1만 위안씩 인상한 데 이어 15일 모델3 후륜구동 모델 및 퍼포먼스 가격을 각각 1만 4200 위안, 1만 8000 위안, 모델Y 롱레인지 및 퍼포먼스 가격을 각각 1만 8000 위안, 2만 위안씩 추가 인상했다.
이달 들어서만 벌써 두 번째, 그것도 5일 간격으로 가격을 재차 인상하면서 모델3 퍼포먼스와 모델Y 롱레인지는 2만 8000 위안씩, 모델Y 퍼포먼스 가격은 3만 위안 가량 오르게 됐다.
테슬라 모델3 [사진=뉴스핌 DB] |
중국 로컬 자동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역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비야디는 15일 밤께 안내문을 통해 신에너지차 가격을 3000~6000 위안 인상할 것이며 16일부터 인상가격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비야디의 가격 인상 역시 올 들어 두 번째다. 비야디는 지난 2월 1일에도 일부 모델 가격을 1000~7000 위안 인상한 바 있다.
전기차 신흥 강자인 샤오펑(小鵬汽車)도 P7·P5·G3i 등 주력 모델 가격을 1만~2만 위안 올린다고 밝혔고, 광저우자동차 신에너지차 브랜드인 광치아이안(廣汽埃安)과 치루이(奇瑞) 신에너지차 등도 최근 가격 인상 소식을 전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20여 개 신에너지차 업체가 40여 개 모델의 가격을 올렸다. 원자재 가격 급등이 모든 업체의 가격 인상 이유다.
치루이신에너지차는 17일 가격 인상에 관한 안내문에서 "국가 정책 변화와 배터리 및 반도체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다수 모델의 생산 비용이 계속해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알루미늄 가격과 리튬·니켈 등 2차 전지 핵심 소재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전기차 업계 생산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 원자재 시장조사업체 성이서(生意社) 자료에 따르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2020년 말 대비 10배 가까이 급등하면서 이달 17일 기준 52만 위안대까지 치솟았다.
올 2월 이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제3대 니켈 생산국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지며 니켈 값이 폭등했다. 니켈 경우 17일 선물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1.78% 하락했지만 여전히 고점에 있는 상황에다가 시장 변동성 또한 커서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황산니켈 가격의 변화는 삼원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을 부추겼고 이로 인해 kWh 당 배터리팩 가격은 31~47 위안씩 올랐다. 70kWh급 배터리 가 탑재된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생산 비용만 2000~3300 위안 늘어난 셈이다.
톈펑(天風)증권은 "니켈 가격이 t당 5만 달러가 되면 모델3 대당 생산 비용은 1만 500위안, 샤오펑 P7은 1만 1000 위안, 웨이라이(蔚來) EC6은 9500 위안 오를 것"이라며 "니켈 가격이 t당 10만 달러까지 오를 경우 세 개 모델의 대당 생산 비용은 각각 2만 8000 위안, 3만 위안, 2만 5000위안씩 높아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반도체 공급 부족과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함께 신에너지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제조 업체들의 생산 능력에 부담이 되고 있다.
광치아이안의 한 관계자는 "주문량은 많은 반면 공급망은 불안정한 상황이라 아이안V 플러스 항속거리 500km 모델은 인도까지 2~3개월, 항속거리 600km와 700km 모델은 최소 5~6개월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샤오펑 관계자 역시 "주문량 증가로 샤오펑 P7 모델 인도까지 2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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