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결정되면서 완성차업체의 판매 트렌드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판매에서 막혀있던 온라인 판매가 중고차 시장에서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업체들은 전날 중소벤처기업부가 중고차매매업을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하기 않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중고차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가장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1월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라북도 정읍시에 자동차 매매업 등록을 신청했다.
현대차는 중고차사업 방향도 공개했다. 지난 7일 5년·10만km 이내의 자사 브랜드 차량을 선별해 인증중고차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 계획도 밝혔다. 온라인 가상전시장을 운영하면서 상품검색, 비교, 견적, 계약, 출고,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객이 가상 전시장에서 중고차를 구매하면 원하는 장소에서 배송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제 막 중고차 시장 개방 결정이 난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진전된 바는 없다"며 "사업조정 심의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고차업체들은 지난 1월 중기부에 사업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중기부는 우선 현대차와 기아에 사업정지 일시 정지 권고를 내렸으며 향후 사업조정 심의회를 통해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 범위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외국계 완성차 3사는 중기부의 결정 이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중고차 시장 개방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현대차처럼 구체적인 사업계획 구상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차는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고 지켜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온라인 판매는 중고차시장 개방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외국계 완성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고차는 기존에도 케이카 등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됐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가 새롭지는 않을 것"이라며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만큼 의지를 가진 곳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고차시장을 필두로 한 자동차 온라인 판매가 신차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실시해 온라인판매가 활성화되면 타 업체들도 결국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중고차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확대되지 않았던 것은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위매물이나 성능기록부 조작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컸는데 현대차가 인증중고차 사업을 한다면 불신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이 처음에는 현대차가 인증하는 중고차만을 온라인에서 구매하겠지만 다른 업체들도 결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게 될 것"이라며 "결국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origin@newspim.com